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27일(현지시간) 예멘의 수도 사나 곳곳에서 1만6000여명의 시위대가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이날 사나대학에 집결한 시위자들은 “국민은 대통령 교체를 원한다”며 “튀니지가 어떤 일을 이뤘는지 보라. 예멘인들은 더 강하다”는 구호를 외쳤다. 시위 전날엔 빈곤을 견디다 못한 한 노동자가 분신 자살했고, 이러한 자살 시도는 최근 들어 벌써 네 번째다.
중동 국가 중 최빈국인 예멘의 시위대는 30년 이상 집권한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의 퇴진과 부정부패 척결, 빈부 격차 해소 등을 요구하고 있다. 예멘 의회는 최근 대통령의 임기를 제한하는 헌법을 개정해 살레 대통령이 영구 집권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알 카에다는 이 같은 국민의 불만을 등에 업고 예멘에서 세를 불리고 있다.
그러나 튀니지나 이집트와는 달리 이날 시위에선 폭력사태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시위는 예멘 야당연합의 주도로 벌어졌으며 경찰이 시위를 지켜보았다. 예멘 보안군은 최소 100명의 병력을 금융기관이 밀집한 도심 광장 인근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같은 날 가봉 수도 리브르빌에서는 시민 수백명이 반정부 시위를 벌이며 경찰과 대치했다. 지난달 25일 대통령 취임을 선언한 야당 지도자 앙드레 음바 오바메를 지지하는 시위대는 국제 기구가 알리벤 봉고 온담바 현 대통령 대신 그를 대통령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봉에선 2009년 대선과 관련한 부정 선거 의혹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날 시위대와 경찰 간의 충돌로 12명이 부상했으며, 정부는 오바메 소유의 방송국 방송을 중단시켰다.
반정부 시위가 일고 있는 국가 대부분은 1인 장기 집권체제 하에서 국민이 빈곤과 부정부패에 시달려 왔다. 튀니지 ‘재스민 혁명’에 자극을 받은 인접 국가의 국민은 거리로 뛰쳐나와 그동안 참았던 울분을 터뜨리고 있다.
이 같은 시위 확산에 아프리카연합(AU)은 우려를 나타내고, 가봉 정치인들의 자제를 촉구했다. 이웃 나라의 민심에 놀란 리비아 정부는 240억달러의 투자 지역개발기금을 조성, 민심을 달래려 하고 있다.
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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