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단호한 軍 “이미 루비콘 강 건넜다”

관련이슈 11·23 北 연평도 포격 '도발'

입력 : 2010-12-20 02:30:58 수정 : 2010-12-20 02:30:58

인쇄 메일 url 공유 - +

안보리 파급엔 말아껴
날씨 변수… 연기될 수도

“이미 루비콘강을 건넜다. 더 이상 뒤로 밀릴 수 없다.”

군 당국이 예고한 연평도 해상사격훈련의 실행 여부를 두고 19일 합동참모본부 관계자가 던진 말이다. 북한의 ‘예상할 수 없는 자위적 타격’ 경고를 아랑곳하지 않는 눈치다. 그러면서도 중국과 러시아가 훈련계획 취소 압박 수위를 높이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까지 소집되는 상황에는 다소 곤혹스러운 표정이 엿보인다.

◆변수는 기상

군은 기상만 좋으면 훈련을 실시한다는 입장이다. 당초 연평도 사격훈련은 18일과 19일 중 하루를 선택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기상을 이유로 20∼21일 중 하루로 미뤄졌다. 사격훈련 예고기간 중(18∼21일) 이틀을 남긴 셈인데 이마저도 기상청이 20일 오전 연평도 일대 해상에 안개가 짙게 낄 것으로 예보해 21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군 당국이 사격훈련 재개와 관련해 맑은 날씨를 고집하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정해진 탄착지점에 포탄이 정확히 떨어졌는지를 육안으로 관측하는 동시에 북한군의 대응 움직임을 면밀히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북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군의 영상촬영장비는 구름이 낄 경우 해안포나 방사포 기지를 탐지하는 데 제약을 받는다. 지난달 23일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 도발 때도 북측 상공에 구름이 잔뜩 끼어 북한군의 움직임을 정밀 관측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 관계자는 “북의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미군이 운용하는 군사위성도 기상악화로 정밀영상을 촬영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번 사격훈련에 북이 자위적 타격을 언급한 만큼 기상상황을 고려하는 것은 당연한 조치”라고 말했다. 군의 사격훈련은 20일과 21일의 기상에 따라 실행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만일 이 기간에도 기상이 좋지 못할 경우 사격훈련은 연기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곤혹스러운 표정도 엿보여

지난 17일 남북 장성급회담 북측단장이 전화통지문을 통해 훈련 강행 시 ‘2차, 3차 자위적 타격’을 가하겠다고 위협한 데 대해 우리 군은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사격훈련 재개 방침으로 한반도 안보상황 논의를 위해 유엔 안보리가 소집되고,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로 외교적 대치전선이 형성되는 데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이번 사격훈련이 연기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한 군사전문가는 “현재로선 기상악화를 이유로 사격훈련을 연기하고 긴장국면이 해소된 뒤 훈련을 재개하는 방안이 가장 설득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훈련은 일정대로 실시한다는 입장”이라면서도 안보리 소집 등에 대해선 “좀 더 지켜보자”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박병진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빛나는 여신'
  • 한지민 '빛나는 여신'
  • 채수빈 '여신 미모'
  • 아일릿 원희 '여신 미모'
  • 아일릿 민주 '매력적인 눈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