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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불감·과속… 희생 키웠다

입력 : 2010-07-04 18:13:00 수정 : 2015-08-13 20:2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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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차 경고판 설치 안해
사고버스 안전거리 미확보
가드레일도 너무 낮아
인천대교 버스추락 12명 참사

지난해 10월 개통된 국내 최장 인천대교에서 처음으로 12명이 숨지고 12명이 크게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한 것은 운전자들의 교통안전수칙 준수 소홀과 도로 사정을 감안하지 않은 교통안전시설물 설치가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4일 경찰에 따르면 3일 오후 1시17분쯤 인천시 중구 운서동 인천국제공항 방향 영종IC 톨게이트 500m가량 지난 지점에서 운전기사 정모(55)씨가 몰던 천마고속버스(경북 72아 7324)가 도로 밑으로 추락해 승객 12명이 숨지고 12명이 중상을 입었다.

편도 3차로 중 2차로를 달리던 고속버스 앞에는 1t 화물트럭이 주행 중이었고, 트럭 앞에는 고장 난 마티즈 승용차가 서 있었다.

마티즈 운전자 김모(45·여)씨는 톨게이트 500m 지나서 차량이 고장 나 2차로에 멈춰서자 안전삼각대도 설치하지 않은 채 비상등만 켜놓고 갓길로 나왔다. 안전삼각대는 주간에는 후방 100m, 야간에는 200m에 설치해야 한다. 2차로를 달리던 화물트럭은 뒤늦게 마티즈 승용차를 발견했으나 마티즈 왼쪽 뒤편을 추돌하고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뒤 멈췄다.

그러나 사고 버스는 이들 차량을 피하기 위해 우측으로 틀었지만 마티즈를 들이받은 뒤 83㎝ 높이 가드레일을 뚫고 4.5m 아래 지하차도 공사현장으로 전복된 채 추락했다.

이런 점을 종합할 때 마티즈 승용차 운전자가 고장 난 차량을 조기에 갓길로 빼고 안전삼각대를 설치했다면 사고를 막을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마티즈 운전자가 톨게이트를 통과해 과적차량 단속지점에서 처음 멈췄을 때 과적차량 단속직원이 ‘컨베이어 벨트가 이상하다’고 했지만 무리하게 고속도로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사고 버스 운전기사가 앞차와 안전거리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것도 인명피해를 키운 주요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도로 위에는 버스가 급제동하면서 남긴 타이어 마모자국이 100m가량 선명하게 나 있어 사고 버스 운전사가 안전거리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경찰은 “도로교통공단이 바닥에 난 타이어 자국과 낙하거리 조사를 통해 추정한 속도는 시속 102㎞”라고 밝혔다.

경찰은 고속버스 운전기사와 마티즈 운전자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할 계획이다.

아울러 승객들 상당수가 목적지를 앞두고 있어 안전벨트를 풀어 사상자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대교가 바다 위에 세워진 다리 특성상 차량이 추락하면 대형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점을 감안해 교통안전시설물을 설치했다면 이런 대형 참사를 피할 수 있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재 83㎝ 높이의 철제 가드레일을 더 높이거나 철제가 아닌 시멘트로 만들었다면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도 있었다는 분석이다.

경찰은 가드레일 시공업체와 관리 주체를 대상으로 설치 규정을 제대로 지켰는지 확인 중이다.

인천=이돈성 기자 sport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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