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새 0.42% 올라… 5년 만에 최고치 중국이 관리변동환율제로 복귀하면서 핫머니(단기 투기성자금) 유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중국의 환율개혁 이후 처음 문을 연 상하이 외환시장은 혼란한 모습이었다. 투기자금이 몰려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가 지난 주말에 비해 0.42% 절상된 달러당 6.7976위안으로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절상 폭은 2005년 7월 관리변동환율제가 도입된 후 가장 컸다. 현재 달러대비 위안화 환율의 하루 변동폭은 ±0.5%이다.
로이터통신은 시장 관계자를 인용해 위안화 가치가 최대폭 근처까지 올랐지만 중앙은행이 지난 주말 발표한 환율유연성 확대조치를 의식해 시장개입에는 나서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베이징에 진출한 금융기관의 한 외환관계자는 “이날 외환당국이 직접 나서지는 않았더라도 국책금융기관과 공기업 등을 통해 환율을 관리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앞으로도 시장에 위안화 절상 심리가 더욱 팽배해지고 핫머니 성격의 투기자금까지 가세해 시장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중국외환교역중심(中國外換交易中心)은 은행 간 외환시장 환율 공고에서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6.8275위안으로 지난 주말과 같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이 달러 페그제 포기로 국제사회의 압력을 덜 수는 있겠지만 다시 한 번 핫머니 유입으로 곤혹스러운 처지에 몰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국이 과거의 관리변동환율제를 그대로 답습한다면 고질적인 핫머니 병폐가 지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중국은 과거 11년간의 달러고정제를 폐기하고 2005년 7월 관리변동환율제를 실시했으나 핫머니가 대거 유입됐고 그에 따라 위안화 환율도 약 21%나 절상됐다.
중국 당국도 환율 개혁을 단행한 후 핫머니 유입을 걱정하는 빛이 역력하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위안화 개혁 약속이 반드시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의 절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경제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위안화는 달러화에 대해 절상되기도 하고 절하되기도 할 것이라며 일방적인 절상은 개혁의 진의가 아니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국무원 산하 싱크탱크인 발전연구중심(DRC)의 바수쑹(巴曙松) 부소장은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위안화 절상 여건이 상당히 약해졌다”고 말했다. 중국 최대 투자은행인 중국국제금융유한공사(CCIC)의 하지밍(哈繼銘) 부총재는 “중국의 환율은 통화 바스켓에 의존하기 때문에 유로화가 달러화에 대해 하락하면 위안화도 달러화에 대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관영 영자지 차이나 데일리도 이날 환율 개혁이 일시적으로 핫머니 유입을 촉발할 수 있지만 중국은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인 위융딩 사회과학원 소장은 “유연성 확대가 일방적인 절상을 의미하는 게 아니며 국경 간 자본통제를 통해 핫머니 유입을 통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칭화(淸華)대 중미연구센터의 저우스젠(周世儉) 수석연구원은 “연간 절상률이 3% 아래로 유지된다면 이중거래비용 때문에 투기자본이 수익을 내기 어렵다”며 “급격한 절상은 오히려 핫머니 유입을 통제하기 어렵게 할 수 있는 만큼 절상 폭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주춘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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