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후보 지지율 정체에도 실망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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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세균 대표(가운데)가 28일 서울 신촌 홍익대 앞에서 대학생들에게 6·2지방선거 투표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이범석 기자 |
6·2지방선거를 앞두고 주요 격전지에서 한나라당이 민주당에 다소 앞서는 양상을 보이자 민주당 내부에선 선거 초반의 ‘전략적 실수’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물론 현재의 수세 국면이 ‘북풍’ 같은 외부 요인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지만, 야권의 선거 전략에도 중대한 하자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자아비판이다.
가장 큰 실수는 뭐니뭐니해도 천안함 사건에 대한 초기 대응이다. 사건 초기 당 주요 인사들이 “북한 공격 가능성은 매우 낮다”(박지원 원내대표), “여러 곳에서 (북한 소행이 아니라는) 양심선언이 있을 수 있다”(김효석 민주정책연구원장)며 북한 개입 가능성을 너무 ‘분명하게’ 부정했던 게 선거 막판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지난 20일 정부의 사건 조사 결과 발표 후 닷새가 지나서야 당 대표가 “천안함 사태의 1차적 책임은 북한에 있다”고 말한 것도 ‘뒷북’이 아니었냐는 것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28일 “정보를 독점한 정부를 상대로 진실 공방을 벌여봤자 이길 수 있는 게임이 아니었다”며 “처음부터 줄기차게 ‘안보 무능론’으로 몰고가면서 군 지휘라인 문책을 끌어냈어야 했다”고 말했다.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안타까움도 제기되고 있다. 지방선거가 서울시장의 ‘얼굴값’으로 치러짐에도 지지율 정체가 길어지면서 그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한 실망감이다. 비주류 측 한 의원은 “한 후보가 보다 더 공세적인 유세를 펼쳐보여야 함에도 그런 면에서 다소 부족한 모습이다”고 말했다.
특히 TV토론에서 추격의 동력을 마련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 감지된다. 때문에 당내 경선에서 이계안 후보와 토론을 거치면서 ‘예열’ 과정을 거쳤어야 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같은 기류를 의식한 듯 한 후보는 이날 밤 열린 TV토론을 위해 이날 오후 일정을 대부분 생략하고 토론 준비에 몰두했다.
양원보 기자 wonbo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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