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정상 만남서 진전된 언급 나올 가능성 이명박 대통령은 28일 청와대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천안함 사태를 논의한다. 정부는 중국 입장의 미동 조짐을 고려하면 이번 천안함 회담이 ‘전환점’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
정부 관계자는 27일 “중국은 최근 자국 입장에 대한 국내외 언론 보도와 관련해 국제무대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천안함 조사 결과 평가를 핑계로 미온적 태도를 고수하는 데 대해 비판적인 게 대체적인 언론 논조다. 그런 만큼 중국이 입장 변화 또는 선회를 시도한다면 한중 정상이 직접 얼굴을 맞댄 자리가 모양새와 명분상 적절할 수 있다. 원 총리의 진전된 언급이 나올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청와대 핵심 참모는 “조사 결과에 대한 중국 당국자들의 워딩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며 “이 대통령이 원 총리에게 직접 설명하고 요청하면 중국 태도가 바뀔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원 총리가 조사 결과를 수용하고 국제사회의 북한 비판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반면 원 총리가 유감 정도의 ‘성의’만 표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회담에선 조사 결과 수용, 북한 비판 동참을 선언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이 설령 입장을 전환하더라도 ‘시간을 두고’ 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우세한 편이다.
청와대는 회담의 가시적 성과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원 총리에게 북한의 책임 소재를 분명히 각인시켜 중국이 국제사회의 역할을 약속한 데 따라 대북 제재에 협력해 달라고 설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참모는 “이 대통령은 원 총리와 먼저 단독 정상회담을 하고 확대 정상회담도 할 것”이라며 “중국 설득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회담에 초점을 맞춰 중국과 실무 접촉을 하며 의견을 조율해왔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일본 NHK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원자바오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긴밀히 협의되길 기대한다”며 “중국의 건설적 역할이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중국의 ‘전략적 선회’ 시나리오도 예상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국제사회 분위기에 부담을 느낀 중국이 일단 대북 제재에 합류하면서, 동시에 그 강도를 최소화하는 이중 플레이를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허범구·이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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