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해외계좌 동결때 북한 압박 효과 가장 커
브라운백 상원의원 "제재수단 최대한 동원해야" 미국 행정부가 천안함 침몰 사건을 계기로 독자적으로 검토 중인 대북한 제재 조치는 금융 제재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미국은 지금까지 북미 양자 차원에서 꺼내든 대북 제재 수단 중에서 금융 제재가 가장 큰 효과를 거뒀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의 무기 거래 차단 같은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제재는 2009년 북한의 2차 핵실험을 계기로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를 통해 강력한 수단이 마련됐으나, 대북 금융 제재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북한의 비핵화 유도 과정에서 다소 느슨해졌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 제재의 위력은 미 재무부가 2005년 9월 마카오 소재 은행인 방코델타아시아(BDA) 를 ‘돈 세탁 주요 우려대상’으로 지정하면서 불거졌던 BDA 사태를 통해 여실히 증명됐다. 당시 미국 금융기관들이 BDA와의 거래를 중단하자 신뢰도가 추락한 BDA는 고객들의 자금 인출에 직면, 스스로 북한 계좌를 동결시키는 조치를 했다. BDA 사태에서 교훈을 얻은 버락 오바마 정부는 출범 직후 북한의 핵실험 도발 등에 맞서 금융 제재를 북미 양자 차원의 주요한 대북 제재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미국이 천안함 사건의 대응과정에서 금융 제재 수단을 중시하고 있는 배경이다.
미 정부가 북한을 다시 ‘적성국 교역법’ 적용 대상에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적성국 교역법이 적용 대상 국가의 금융거래를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금융거래 제한 조치는 부시 행정부가 2008년 북한을 적성국 교역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기 훨씬 전인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부터 해제되기 시작, 군사용 물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수출입이 허용되고 미국인의 대북 송금 제한이 없어졌으며 북한의 대미 투자가 허용됐다. 부시 정부 들어 북한을 적성국 교역법 적용 대상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함으로써 미국의 대북 제재망은 그 어느 때보다 성기어졌다.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금융 제재를 중심으로 대북 제재망을 다시 촘촘하게 만들겠다는 것이 미 정부의 구상인 셈이다.
미 정부는 지난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2차 핵실험 이후 강화해온 WMD 확산 관련 북한 기업, 은행, 단체 등에 대한 금융제재 조치도 더 강화해 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의 위조 지폐 제작, 마약 거래, 돈 세탁 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 북한의 음성적 외화 획득 통로를 틀어막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주장해온 샘 브라운백 미 상원의원도 22일 이번 사건과 관련 성명을 발표, “미국은 종전의 대북제재를 부활하는 것은 물론 북한을 고립시키고, 동맹인 한국을 지원할 수 있는 새로운 제재수단을 최대한 동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워싱턴=조남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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