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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 현장] 외교관 ‘外試 순혈주의’ 논란

입력 : 2010-04-26 15:22:10 수정 : 2010-04-26 15: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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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출신이 고위직 독점… 외교관 경쟁력 저하
정부, ‘외교 아카데미’ ‘전문가 영입 확대’ 등 고심
북핵과 한반도 안보 문제, 경제 블록화와 자유무역협정(FTA) 등 무역 및 통상 마찰, 기후변화와 자원, 에너지 전쟁, 공적개발원조(ODA)와 유엔 평화유지활동(PKO)…. 한국이 다뤄가야 할 국가 차원의 과제들이다. 생존을 위협하는 안보 문제에서부터 지구촌 너머 이름 없는 작은 생명 보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제들이 쌓여 있다. ‘총력외교’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다. 그리고 그 첨병엔 외교관이 있다. 그만큼 우수한 외교관 선발은 중요한 문제다. 외교관 선발 개편 방식을 놓고 각계의 관심이 쏟아지고, 논란과 잡음이 끊이지 않는 것은 그 중요성을 방증하는 것이다. 정부는 외무고시 개선, 외교 아카데미 설립, 특채 등 전문가 영입 확대안 등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외시 순혈주의 무엇이 문제인가=
2010년 4월 현재, 김종용 에너지 자원 대사를 제외하고 외교통상부 국장급 이상 간부 20여명은 모두 외시 출신이다. 1급 이상 간부들은 외시 9회부터 14회, 국장들은 15회부터 19회 출신이 요직을 꿰차고 있다. 외시 순혈주의 논란은 고시를 통해 입부한 관리들이 모두 외교부 내 요직을 독점하는 구조에 따른 비판적인 시각에 기인한다. 파생하는 문제점도 적지 않다. 국정감사 때마다 지적된다.

서울대가 2007년 수행한 ‘외교인력 역량 강화를 위한 인력진단 연구’ 결과 보고서는 폐쇄적 순혈주의로 인해 능력 위주 인사가 저하되고, 타부처와 잘 조화되지 못하고, 어학능력도 떨어진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같은 환경 탓에 특채로 선발된 전문가도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밖으로만 돌다 나가는 경우도 많다고 외교부 관계자는 귀띔했다. 외교관 평균 수준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한 전직 외교관은 “재외공관에서 임기만 적당히 때우려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밝혔다. 능력이 아닌 외시 기수를 중심으로 승진이 이뤄지다보니 경쟁의 필요성이 사라진 때문이다.

◆외교아카데미 vs 외무고시 유지=“외시로는 우수 외교관을 선발할 수 없다.”(외교아카데미 찬성파) “외시 순혈주의는 없어졌다. 교육이 더욱 중요하다.”(외시 유지파) 연초부터 외교가를 뜨겁게 달구었던 외교관 선발 방식이 대략 두 가지 안으로 좁혀지는 분위기다. 외교아카데미를 통한 외교관 충원론과 외시를 근간으로 하고 선발 및 교육 개선이 더욱 중요하다는 주장으로 갈려 있다. 정부는 외무고시 개선안과 외교아카데미 설립, 특채 확대 등을 놓고 막바지 검토가 한창이다.

외교아카데미안은 외시와 아카데미에서 각각 절반씩 외교관을 선발하는 것이 핵심이다. 외시 순혈주의를 희석시키고, 경쟁을 통한 외교관 선발에 강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외시 개선안은 외시 근간을 유지하되, 선발 방식을 개혁하고, 합격 뒤 교육에 더욱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정부는 이 경우 외교아카데미를 외교관 교육기관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바람직한 방안은=한충희 외교통상부 인사기획관은 “논점은 역시 시대 변화에 부응할 수 있는 외교관을 어떻게 뽑고, 어떻게 훈련시킬 것인가”라며 “현재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며, 이르면 4월 말쯤 최종안이 나올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외시 시스템으로는 우수 인재를 선발하기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또 외교부 내에서 승진, 보직 등에 있어서 기수에 따른 연공서열식 인사가 외교관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 전직 외교관은 “지금까지의 한국 외교는 말 그대로 미국에 편승하면 됐지만, 지금은 시대가 달라졌다”며 “그래서 바꿔야 하고 시대 변화에 맞는 새로운 외교관 선발 방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우승 기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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