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신문은 '대한항공의 교훈'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대한항공은 1990년대 말 사고가 잇따르면서 에어프랑스와 델타항공이 제휴관계를 청산했고, 미국 연방항공국(FAA)이 안전등급을 하향 조정하는 등 위기를 맞았으나 델타항공의 컨설팅을 받으면서 위기를 극복했다"면서 "해법은 '영어로 얘기하라'는 것이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한국에서는 상사나 연장자에 대한 존중이 강해 기장이 실수하더라도 부기장이 직언을 하지 못하고 돌려 얘기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영어를 통해 '언어의 덫'에 갇혀 있던 계급적 문화를 타파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2001년 1월 아예 델타항공 출신의 데이비드 그린버그 씨를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뉴욕타임스, 포춘 등 외국 언론은 대한항공을 외국인 영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소개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나중에 사장까지 지낸 그린버그 씨의 영입 이후 사고가 거의 사라지면서 대내외적인 신뢰를 완전히 회복했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의 한 관계자는 "그린버그 씨가 영어회화 교육 강화, 민간 비행사 채용 등을 통해 조종실 내의 문화를 개선하는 데 기여했다"면서 대부분 영어로 된 기술적 용어와 의사소통 절차 등을 표준화했다고 밝혔다.
신문은 특히 "명령에 대한 복종심이 강한 군 조종사나 군 출신 조종사들은 대통령이나 군 고위관계자 같은 인사가 승객일 경우 계급에 대한 압박을 크게 받는다"면서 "누군가 직접 조종실로 들어가지 않더라도 압력을 느낄 경우 계급에 대한 의식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고의 원인에 대해서도 조종사가 착륙을 강행할 수밖에 없었던 직·간접적인 압력이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으며 일부 언론은 '카친 숲 학살사건' 70주년 추모행사에 강한 애착을 둔 카친스키 대통령이 관제탑의 경고에도 착륙을 명령했을 것이라는 설까지 제기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도 지금까지 발견된 2개의 블랙박스를 조사한 결과로는 기체 결함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조종사의 실수 가능성을 시사했고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도 기내의 누군가가 착륙을 강행하도록 압박했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나 폴란드 검찰은 아직 그런 증거는 전혀 없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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