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답보하다 ‘MB 엄명’ 이틀만에 검거 부산 사상구 여중생 이유리(13)양 납치 살해사건의 피의자인 김길태(33)가 행방이 묘연한 도피행각을 계속하다 10일 오후 사건 발생 15일 만에 검거됐다. 사건 발생에서부터 범인 검거까지 온 국민의 분노를 샀던 사건과정을 재구성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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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부산 여중생 이유리(13)양 납치 살해 피의자 김길태(33)가 은신해 있다가 경찰에 붙잡힌 사상구 삼락동의 한 빌라 옥상에서 경찰이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
경찰은 눈이 나쁜 이양이 착용하던 안경과 휴대전화가 방 안에 놓여 있고, 외부인의 침입 흔적까지 발견됨에 따라 납치 가능성을 놓고 비공개 수사를 시작했다. 경찰은 이양의 신변안전을 위해 언론사에도 보도 자제를 요청했다.
경찰은 그러나 이양의 행방이 묘연하자 사건 발생 3일 만인 27일 이양의 인상착의가 담긴 전단 2만장을 전국에 배포하는 등 공개수사에 착수했다. 신고포상금 500만원을 내걸었다. 언론사와 지하철, 교통전광판, 터미널 등에 이양의 실종사실과 신상을 공개하는 앰버경고(Amber Alert·실종아동 공개수배 프로그램)도 이때 발령됐다.
◆용의자 추적=2월 28일 경찰은 이양의 집안에서 발견된 발자국 등을 분석한 결과 아동 성폭력 전과자인 김길태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뒤쫓기 시작했다. 경찰은 효율적인 용의자 추적을 위해 지난 2일 그의 인상착의를 담은 전단을 전국에 배포하며 공개수배에 나섰다.
3일 오전 5시쯤 경찰 추적검거팀은 이양이 살던 집에서 50m 정도 떨어진 빈집을 수색하던 중 김길태를 발견했지만 3.5m 담 아래로 뛰어내려 도주하는 바람에 검거에 실패했다.
경찰은 이후 13개 경찰서 실종전담팀 1개 팀씩을 뽑아내 주·야간 수색작업에 투입하는 한편, 강력팀 13개 팀을 동원해 밤샘 수색 및 잠복근무에 돌입하는 등 연인원 3만여명을 동원해 추적에 나섰다. 대대적인 수색에도 뚜렷한 성과가 없자 경찰은 지난 4일 신고포상금을 2000만원으로 높이고 시민의 제보를 당부했다.
◆이양 시신 발견=사건 발생 10일 만인 지난 6일 오후 9시20분쯤 이양은 집에서 불과 50여m 떨어진 권모씨 집 보일러용 물탱크 안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8일 이양의 시신에서 채취한 증거물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용의자 김길태의 DNA와 같은 것으로 확인한 경찰은 그를 ‘피의자’로 규정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서 최대한 빨리 범인을 잡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경찰은 수사본부장을 관할서장에서 부산경찰청 차장으로 격상하고 모든 경찰관에게 갑호비상에 준하는 비상근무를 하도록 지시했다.
◆김길태 검거=연인원 3만여명과 헬기와 수색견 등을 총동원한 대대적인 수색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던 김길태는 사건 발생 15일 만인 10일 오후 3시쯤 부산 사상구 삼락동 덕포시장 인근 빌라 앞 주차장에서 경찰에게 붙잡혔다.
부산=전상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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