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부산 여중생 납치살해사건의 피의자 김길태(33) 검거에 시민협조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 사상구 삼락동 주민 김용태씨는 이날 오후 3시쯤 고함소리를 듣고 집 앞으로 뛰어나와 경찰의 추적을 피해 달아나고 있던 김씨 앞으로 다리를 내밀어 김씨를 넘어지게 했고 곧이어 경찰이 덮쳤다고 밝혔다.
김씨에 따르면 당시 피의자 김씨가 앞서 달려오고 있었으며, 뒤편에서 경찰관 2∼3명이 고함을 치며 추격해오고 있던 상황이었다.
김씨는 이 일대에서 경찰을 피해 은신해 있으면서 절도 행각을 벌여 도피자금을 마련한 사실도 시민들에 의해 추가로 드러났다.
이곳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이영란씨는 “지난 7일 현금 27만원을 털려 경찰에 신고했다”며 “토요일(6일) 저녁 수익금 27만원을 지갑에 넣은 뒤 보관했다가 다음날(7일) 아침에 손님의 머리를 해주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까 돈이 10원도 없었다”고 말했다.
또 같은 날 오후 김씨는 검거된 골목길 근처 빌라 옥상에서 시민들에게 목격됐다.
주민 박순자씨는 “모자를 눈도 안 보이게 눌러 썼는데 한 할머니가 내려오면서 보니까 ‘모자를 더 내리고 지나갔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부산= 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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