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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부산 피살 여중생 빗속 '눈물의 영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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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3-12 10:21:51 수정 : 2010-03-12 10: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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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양 부모 “이런 비극 다시는 없어야…”
경찰, 피의자 김길태 검거에 총동원령
“너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하늘나라에서는 이승에서 못다한 너의 꿈을 마음껏 펼치거라. 엄마는 너를 볼 낯이 없구나.”

실종된 지 열하루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이모(13)양의 영결식이 9일 오전 부산 사상구 감전동 부산전문장례식장에서 거행됐다.

◇9일 부산시 사상구 덕포동 주민들이 영결식을 마친 여중생 이모(13)양의 운구차가 이양이 다녔던 사상초등학교 운동장에 들어서자 눈물을 흘리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이양을 떠나보내는 마지막 의식인 발인제는 하늘도 슬픈 양 부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유족과 조문객 30여명이 참석해 이양 어머니 홍모(38)씨가 다니던 교회 목사의 주관으로 조촐하게 치러졌다.

발인제가 끝나자 영정을 든 이양의 오빠(15)가 앞장서고 외삼촌 등 유족 6명이 든 상여가 뒤를 따랐다.

이양의 어머니 홍씨는 운구되는 관을 부여잡고 오열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시신이 운구차로 옮겨지자 밖에서 지켜보던 상당수 주민도 우산을 받쳐든 손등 위로 눈물 방울을 떨어뜨렸다.

이양의 아버지(40)는 “잘해준 것도 없는데 딸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머나먼 길을 갑자기 떠나 너무 한스럽다”며 “이런 비극이 다시는 이 땅에서 일어나지 않아야 하고, 범인은 반드시 잡혀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영결식장엔 한나라당 장제원(부산 사상) 국회의원과 시의원, 구의원 등 10여명의 지역 정치인들이 나와 이양의 운구행렬을 배웅했다.

장 의원은 “지역 어른들의 잘못으로 이양이 숨져 너무 안타깝다”며 “재개발과 치안 문제에 만전을 기해 다시는 이런 가슴 아픈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결식장을 나선 운구행렬은 이양의 모교인 사상초등학교로 이동해 운동장을 한 바퀴 돈 뒤 부산시립화장장인 영락공원으로 향했다.

이양의 운구차가 운동장을 돌자 인근 주민들과 교사들도 운구행렬을 지켜보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부산 금정구 영락공원에서 화장한 이양의 유골은 부산 기장군 철마면 실로암공원묘지에 안장됐다.

한편 경찰청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지난 8일 갑호비상령을 발령함에 따라 부산경찰청은 이날 여중생 이양 납치살해 피의자인 김길태(33)를 검거하기 위해 형사 총동원령을 내리고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아울러 부산경찰청장과 지방청 각 부서 과장, 14개 경찰서장, 일선 지구대장 등 각급 지휘관은 김길태를 검거할 때까지 24시간 근무하도록 했다.

경찰청은 이날 부산 사상경찰서에 차려진 수사본부에 ‘프로파일러(범죄심리행동 분석요원)’인 과학수사센터 권일용 경위를 파견했다. 권 경위는 2007년 3월 제주에서 실종됐다 40일 만에 시신으로 발견된 양모(9)양 사건 때 범인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해 조속한 검거에 도움을 줬다. 안양초등학생 살해사건의 범인 정성현, 강호순, 정남규 등 연쇄살인범의 여죄를 자백받는 데도 공을 세웠다.

권 경위는 용의자 김씨의 습관과 이력, 범죄경력 등을 분석하고 심리적 행동패턴을 추론해 김씨가 갈 만한 곳이나 은신처의 특징을 잡아낼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전상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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