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일선 교사들에게 교내 폭력을 예방하고 사후대처 요령을 알려주고자 내놓은 `평화로운 학교 만들기' 매뉴얼에서 교내 폭력의 무차별적 성격에 주목하면서 강조한 말이다.
한 마디로 교내 폭력은 학교 공동체를 파괴하는 주범이며 공동체 교육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라는 것이다.
교내 폭력은 새삼스러운 현상이 아니다. 거의 모든 학교에 있다. 어느새 학교생활 일부가 돼 버렸다. 그래서 심각한 사회문제인데도 잊을만하면 벌어지다 보니 모두가 둔감해져 버렸다.
여기에다 폭력의 수위와 규모도 갈수록 높아지고 커지고 있다. 사태의 심각성은 여기서 비롯된다.
◇학교폭력 집단화·흉포화 = 일선 학교에서 발생하는 폭력이 집단화, 흉포화 추세마저 보이며 학교현장을 파괴하고 있다.
울산시 청소년상담지원센터 김재훈 상담원은 "과거나 현재 아이들의 행동양식은 달라진 게 없다"라며 "달라진 점이란 현재의 아이들이 좀 더 계획적이고 잔인하게 자기보다 약한 아이들을 괴롭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시교육청 중등교육과 생활지도팀 성 근 장학사도 "학교폭력은 사라지지 않고 폭력의 양상은 점점 집단화하며 폭력을 일으키는 연령층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9월 중순 국회 교육과학기술위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이 교육과학기술부 등에서 넘겨받아 분석한 `학교폭력 심의건수 및 피해학생 처분현황 '(2007∼2009년) 자료는 이런 경향을 잘 보여준다.
이 자료를 보면 2008년 전국 초중고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심의건수는 총 8천813건으로 2007년보다 369건 증가했다.
전체 폭력사건 중 가장 많은 유형을 차지한 것은 신체 폭행 6천198건(70.3%)이었다. 이어 금품갈취 1천645건(18.7%), 집단따돌림 304건(3.4%) 순이었으며 성폭행사건도 71건이나 됐다.
금품갈취나 집단따돌림 등은 2007년에 비해 20%가량 증가했다.
특히 피해학생 1명당 가해학생 수는 2007년 1.6명(가해학생 2만2천908명, 피해학생 1만4천190명), 2008년 1.48명(가해학생 2만4천108명, 피해학생 1만6천320명)이었다.
폭력이 집단화하는 경향을 뒷받침해주는 통계인 셈이다.
◇학교 공동체 위협하는 교내 폭력 =이것이 문제인 것은 사회유지에 필수적인 안정과 평화를 깨며, 학교 구성원들을 헤어날 수 없는 고통의 수렁으로 밀어 넣기 때문이다.
학교와 교실은 안전해야 한다. 심리적, 물리적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곳에서는 그 어떤 활동도 불가능하다.
하루가 멀다고 벌어지는 교내 폭력은 학생은 학생대로, 교사는 교사대로, 학부모는 학부모대로 힘들게 만든다.
학교폭력으로 말미암아 학생들의 관계는 기형적으로 뒤틀어졌다.
심각한 폭력사건이 발생하면 교사와 학교는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뭘 했느냐는 사회의 지탄 목소리를 들으며 무능한 존재로 낙인찍히기 일쑤다.
학부모도 어떤 형태로든 학교폭력에서 벗어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8일 부산YMCA가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369명을 상대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학교폭력에 대한 학부모의 고민이 얼마나 큰 지 잘 드러난다.
이 조사에서 학부모들은 자녀가 학교생활을 하면서 각종 학교폭력에 시달리지 않을까 우려했다.
구체적 위험요인으로는 언어폭력(30.6%), 왕따(22.6%), 친구의 폭력적 행동(20.3%), 과도한 체벌(6.8%) 등을 꼽았다.
사춘기에 접어드는 중학생의 특성을 고려할 때 학부모들이 통상 우려하는 담배(3.8%), 술(2.8%), 성(性) 문제(0.8%) 등은 뜻밖에 적게 나왔다.
전교조는 "학교폭력은 어느 전문가들이 나타나 하루아침에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하루하루 다스리고 가꾸어야 할 우리 일상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전교조는 이어 "학교폭력이 사라지려면 교실 안의 노력뿐 아니라 입시위주의 교육과정 개편, 학교 차원의 노력, 지역사회의 협력 등과 같은 사회적인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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