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탄절 여객기 테러 기도 사건을 계기로 세계 각국 공항이 이른바 '알몸투시기'로 불리는 전신스캐너 설치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연방교통안전청(TSA)이 전신스캐너로 인한 프라이버시 침해 위험을 축소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1일 CNN 방송 인터넷판에 따르면 미국 전자개인정보센터(EPIC)는 전신스캐너에 그래픽 이미지 저장 및 전송 기능이 없다고 주장해온 TSA가 지난해 내부 문건에서는 전신스캐너가 이같은 기능을 기능을 갖추도록 규정했다고 폭로했다.
EPIC가 정보자유법에 근거한 소송을 통해 입수해 CNN에 제공한 TSA 내부 문건에는 TSA가 구매한 전신스캐너가 '시험 모드'에서 이미지를 저장하고 전송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EPIC의 마크 로텐버그는 이 같은 규정으로 인해 승객의 옷을 투시하는 전신스캐너의 이미지가 TSA 직원에 의해 악용되거나 외부인에게 해킹될 가능성이 생긴다고 경고했다.
TSA는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내부 문건에 담긴 내용과는 반대로 웹사이트와 보도자료 등을 통해 전신스캐너가 이미지 저장, 전송, 인쇄 기능이 없으며 이미지는 현장에서 삭제되고 네트워크에 연결되지 않아 해킹 위험도 없다고 주장해왔다.
TSA는 또 전신스캐너 이미지를 보는 TSA 직원은 승객의 실제 모습을 볼 수 없으며 임무 수행 중에는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나 휴대전화를 소지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EPIC의 폭로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TSA의 한 관리는 모든 전신스캐너가 프라이버시 보호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공항에 설치될 때는 이미지 저장, 전송, 인쇄를 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전신스캐너가 TSA 시험실에서만 시험 모드에 놓일 수 있으며 공항에서 누군가가 시험 모드로 돌릴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지만 시험 모드 가동에 별도의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가 필요한지, 아니면 기기 작동에 관한 지식만으로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다.
전신스캐너는 현재 미국 내 19개 공항에 설치돼 있으며 TSA는 이를 올해 150개 공항에 확대 설치하고 내년에는 전신스캐너 300대를 추가 설치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로텐버그는 그러나 전신스캐너의 프라이버시 침해 가능성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추가 설치가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