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유엔주재 신선호 상임대표 명의로 유엔 안보리 의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우리는 대화에도 제재에도 다 대처할 수 있게 준비되어 있다”며 “폐연료봉의 재처리가 마감단계에서 마무리되고 추출된 플루토늄이 무기화되고 있으며 우라늄 농축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결속 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이는 최근 들어 북한이 평화 공세로 돌아섰지만 미국 등이 제재 고삐를 늦추지 않자 다시 핵카드를 꺼내 들어 백기투항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유엔주재 상임 대표는 이어 “유엔 안보리 일부 상임이사국들이 제재를 앞세우고 대화를 하겠다면 우리 역시 핵억제력 강화를 앞세우고 대화에 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우리 공화국의 자주권과 평화적 발전권을 난폭하게 유린하는 데 이용된 6자회담 구도를 반대한 것이지 조선반도 비핵화와 세계의 비핵화 그 자체를 부정한 적은 없다”며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철두철미 미국의 대조선 핵정책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고 밝혀 북미 양자대화를 우회적으로 주장했다.
유엔주재 상임대표는 또 “만약 유엔 안보리가 지금의 (제재)사태를 지속시킨다면 우리는 이미 표명한 대로 또 다른 자위적인 강경대응 조치들을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앞서 지난 6월13일 안보리의 대북 결의 1874호에 강력 반발하며 외무성 성명을 통해 우라늄 농축작업 착수, 새로 추출한 플루토늄 전량 무기화, 봉쇄 시 군사적 대응의 3개 대응조치를 선언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는 4일 외교통상부 대변인 명의의 유감을 표명했다. 문태영 대변인은 “국제사회가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 및 1874호 등을 통한 북한의 비핵화를 촉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와 같이 결의 이행에 역행하는 태도를 보이는 데 대해 심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문 대변인은 이어 “북한이 지난 번 외무성 성명에서 언급한 도발적 조치들을 계속 진행시키고 있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것”이라며 “위협과 도발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일관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국무부와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편지’에 대해 확인을 거부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이성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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