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에 전적 의존… 핵심 기술확보 과제
25일 나로호 발사에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10번째로 자국에서 위성을 쏘아올린 우주강국 대열에 들어서게 된다. 그러나 러시아에 전적으로 의존해 가까스로 성공시킨 만큼 진정한 의미의 성공이라고는 평가받기 어렵다는 것이 과학계 안팎의 의견이다.
나로호는 그동안 7차례나 발사가 연기되고 각종 논란에 휩싸이는 등 숱한 우여곡절을 거쳤다. 이 같은 어려움을 겪었던 것은 나로호의 핵심 부품인 1단 액체 발사체와 발사 시스템을 러시아에서 제작, 관리했기 때문이다. 러시아 측에서 기술적 오류 등을 이유로 발사 일정을 지연시키면 우리는 한마디 항의도 못하고 받아들여야 했다.
적용되는 엔진에 대한 선택권도 없었다. 이번에 사용된 엔진은 러시아 측이 차세대 우주 발사체로 개발 중인 ‘앙가라’의 RD191 엔진을 변형한 RD151 엔진이다. 기존에 사용해 온 엔진이 아닌 만큼 불안감이 있었지만 관련 기술이 없는 우리나라는 러시아 측의 의견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선 나로호 1단 발사체 개발을 위해 지불한 수천억원이 결국 러시아의 신규 발사체 개발의 연구비로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러시아 측이 사용을 약속한 엔진과 실제 장착한 엔진이 다르다는 의혹도 제기됐으나 러시아 측에서 입장을 밝히기 전까지는 명확한 해명조차 내놓지 못했다.
이번에 우리나라가 나로호 발사에 성공하면 러시아, 미국, 일본 등에 이어 자국에서 위성발사를 성공시킨 국가 모임인 ‘스페이스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분명 과학 역사에 큰 획을 긋는 의미있는 일이지만 남의 힘을 빌려 이뤄진 것이어서 세계적인 우주강국으로 인정받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결국 진정한 우주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당장의 성공에 집착하기보다는 핵심 기술력 확보라는 과제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경희 기자 sorimo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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