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학교 보내야 하나…” 학부모들 개학 앞두고 좌불안석

관련이슈 '신종 인플루엔자' 전세계 확산 비상

입력 : 2009-08-18 09:56:57 수정 : 2009-08-18 09:56:57

인쇄 메일 url 공유 - +

국내 불안심리 갈수록 커져
감염 우려 손 세정제 등 앞다퉈 구입 나서기도
“정부 대응방식 너무 무성의 하다” 불만토로
“학교를 보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광주에서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키우는 박모(28·여)씨는 개학을 앞두고 걱정이 태산이다. 신종인플루엔자A(H1N1)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아이가 감염될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박씨는 “손 자주 씻고 마스크 쓰란 말밖에 들은 것이 없다”면서 “신종플루가 뭔지도 모르는 아이가 시키는 대로 할지 걱정”이라고 한숨 지었다.

◇17일 서울 종로구청 구내식당에서 구청 직원들이 식당을 찾은 직원들과 일반 시민들에게 신종플루 예방을 위한 ‘1830 손씻기 캠페인’ 책자를 나눠주고 있다. 1830은 하루에 여덟번 30초씩 손을 씻자는 뜻이다.
남제현 기자
이달 말 개학을 앞둔 초·중·고·대학 등에서 신종플루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학부모들은 손 세정제 등을 앞다퉈 구입하고 있고, 학교도 해외여행이나 연수 등을 다녀온 학생들을 파악하기 위해 안간힘이다.

그러나 정작 두 명의 사망자가 나올 때까지 ‘감기보다 약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던 정부는 국민들의 불안심리를 잠재울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17일 교육과학기술부는 신종플루 위험 국가에 다녀온 학생이나 교직원은 입국 후 집에서 7일간 머무르다 이상이 없을 때 학교에 가도록 조치했다. 하지만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가 나온 뒤 일선 학교에서는 개학 일정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대구의 한 중학교 관계자는 “잠정적으로 24일로 개학일을 잡아놨지만 외국을 다녀온 학생들의 건강상태를 파악한 뒤 개학 날짜를 다시 정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 초등학교 관계자는 “개학을 앞두고 신종플루에 대한 상급기관의 공문이나 지침이 쇄도하고 있지만 지금껏 교육청에서 물비누를 보내준 것 외에는 별다른 조치가 없어 감염자 발생시 어떻게 해야 할지 답답하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어수선하기는 대학도 마찬가지다. 한국외대는 지금까지 외국에 교환학생으로 다녀왔거나 교환학생으로 온 외국학생들을 대상으로 매일 발열 확인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외대 관계자는 “현재로선 학생의 자발적인 보고나 격리 외에는 별다른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16일 관계부처 회의에서는 ▲개학 후 학교 일일 발열감시 체계 가동 ▲환자 발생시 학교장 책임하에 방역기관과 협의해 휴교 여부 결정 ▲학생·교직원 등의 위험국가 여행 자제 등의 기존의 예방대책만 제시됐다.

반면, 미국의 경우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초·중·고 및 대학에 환자발생 단계별 대응 매뉴얼을 보급하는 등 적극 대응하고 있다. 휴교한 학교는 온라인으로 CDC에 통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조기 대응이 가능토록 했다. 미국 보건장관도 직접 홍보 비디오를 찍었다. 지난달 미국을 다녀온 직장인 A(여)씨는 “귀국 뒤 일주일쯤 지나니까 보건당국에서 전화가 와 ‘지금부터 걸리는 감기는 일반 감기니까 신경 안 써도 된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더라”면서 “정부의 대응방식이 너무 무성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서예지 '반가운 손인사'
  • 서예지 '반가운 손인사'
  • 김태희 ‘눈부신 미모’
  • 임윤아 '반가운 손인사'
  • 손예진 '우아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