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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PD수첩' 신랄 성토… 방송사와 전면전 양상

입력 : 2009-06-19 20:31:35 수정 : 2009-06-19 20:3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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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정부 보도 너무해”… 본때 보이나 청와대가 검찰의 MBC PD수첩 광우병 방송 수사결과 발표를 계기로 방송사와의 전면전에 돌입한 양상이다.

이동관 대변인은 19일 브리핑에서 최근 일부 방송사의 보도행태를 ‘음주운전’으로까지 빗대 신랄히 성토했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의 비공식 수석비서관 회의가 열렸고, 이 대변인이 ‘실명보도’를 요청했다는 점에서 청와대의 공식 입장을 알린 셈이다. 한 핵심 참모는 “방송이 너무한다는 공감대는 청와대 전체에 퍼져 있다”고 전했다.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이 19일 브리핑에서 검찰의 MBC PD수첩 수사결과 발표와 개각설, 청와대 개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의 대응은 방송사뿐 아니라 야권, 진보적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을 불러 사회적 논쟁 등 여러 부작용이 뒤따를 수 있는 강수다. 그럼에도 이 대변인이 ‘총대’를 메고 나선 데는 복잡한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일부 방송사의 보도행태가 갈수록 반(反)정부적으로 치닫고 있다고 보는 청와대로선 더 이상 좌시할 경우 국정 부담을 크게 떠안을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청와대에선 방송에 대한 불만을 넘어 위기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방송사에 브레이크를 걸 수밖에 없는 일차 배경이다.

이런 청와대의 선택에는 ‘적기’라는 셈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법원의 결정이 있기 전 검찰 수사 결과만 보면 PD수첩의 ‘잘못’이 뚜렷하다는 게 청와대 인식이다. 이슈화가 되더라도 불리하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엔 차제에 방송사의 문제점을 부각시켜 ‘조문정국’에 대한 반전을 꾀하려는 계산도 담겨 있다.

이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노 전 대통령의 ‘조문방송’을 들어 “시청자 선택권을 박탈하고 모든 방송이 공공재인 전파를 통해 경쟁적으로 조문방송을 했다”며 “어떤 방송은 다른 방송보다 2∼3시간 방송을 많이 했다는 것을 자랑하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방송사를 정조준해 ‘조문방송’이라는 자극적 표현을 작심하고 쓴 것이다.

나아가 ‘미디어 관련법’ 처리를 압박하려는 ‘원려’도 엿보인다. 이 대변인이 최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일부 방송사 드라마의 선정성도 도마에 올린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 이 대변인은 미디어 관련법 논란과 관련, “반대논리로 제기됐던 것 가운데 하나가 공정보도가 안 된다는 것과, 저질방송이 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패륜에 가까운 ‘막장 드라마’로 시청률 경쟁하는 게 현실”이라고 맹공했다. 이어 “더 이상 어떻게 (지금보다) 수준 낮은 방송을 만들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방송사 경영진이 심각한 도덕적 불감증에 빠져 있다고 공격했다.

허범구 기자 hbk10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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