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사저는 비서관 등 사저 근무자들이 드나들 뿐 침묵을 이어간 건 평소와 같았지만 전날(12일) 검찰의 정연씨 관련 발표 탓인 듯 출근길 비서관들의 표정은 한층 무거웠다.
권 여사를 전담하는 박은하 비서관은 심각한 표정으로 어디론가 휴대전화 통화를 하며 출근했다.
평소 마을광장을 가로질러 걸어서 출근하던 김경수 비서관도 이날은 차량을 이용해 곧바로 사저에 들어가는 등 긴박한 모습이었다.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4시께 사저를 방문했다.
지난 10일 이후 사흘만에 사저를 방문한 문 전 실장은 오후 9시까지 5시간여동안 노 전 대통령과 향후 대책 등을 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실장은 사저를 나서 귀가길에 오르던중 자신을 기다리던 연합뉴스 취재진에게 "앞으로 권 여사의 소환도 예상되고 하니까 그런 문제에 대해 의논을 했다"며 "(검찰이 발표한 40만달러 수수의혹 등) 그런 부분을 포함해 의논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전 실장은 권 여사의 소환과 관련해서는 "아직 검찰에서 날짜를 통보해오거나 협의해온 것이 없다"고 밝혀 구체적인 소환시기가 정해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문 전 실장은 노 전 대통령 내외의 근황에 대해서는 "좋을리가 있겠느냐"고 반문한뒤 봉하마을을 떠났다.
김 비서관은 "문 전 실장이 전날 검찰이 발표한 내용을 포함해 권 여사의 재소환과 관련한 전반적인 상황을 논의하기 위해 사저를 찾았다"고 말했다.
이날 노 전 대통령 사저에서는 다른 비서관들도 점심 시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바깥에 드나들지 않았다.
지난달 11일 권 여사의 첫 소환에 이용된 것으로 알려진 승합차의 움직임에 눈길이 쏠렸지만 이날 2~3차례 사저를 드나든 승합차에 권 여사가 타고 있다는 흔적은 없었다.
봉하마을은 드문드문 찾아오는 관광객을 제외하면 대체로 한산했고, 주민들은 이달 하순 본격적인 모심기를 앞두고 이앙기를 화물차에 실어 논에 옮겨놓는 등 바쁜 하루를 보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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