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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WBC 결승 진출하던 날… 전국이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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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3-23 09:40:49 수정 : 2009-03-23 09:4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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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경제도 야구만 같아라”
시민들 새벽 5시부터 잠실구장 몰려 “대∼한민국”
“어려운 시기 기쁨·희망 줘… 그들은 진정한 영웅”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한국-베네수엘라 준결승이 열린 22일 서울 잠실야구경기장에 모인 시민들이 대형 전광판으로 경기를 지켜보며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송원영 기자
“정말 감격스럽다. 이제는 우승도 바라볼 수 있다.”

22일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야구대표팀이 ‘세계 최강’ 베네수엘라를 대파하고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하자 전국이 들썩거렸고 국민들은 환호했다. 이날만큼은 경기 불황에 따른 시름을 까맣게 잊었다. 경기 내내 아이를 무동 태운 채 아빠는 어깨가 아픈 줄도 모르고 우승을 기원했다.

밤새 내린 비로 전날보다 기온이 크게 떨어진 이날 오전, 서울 잠실야구장은 한국 야구의 선전을 기원하는 응원 인파로 열기가 가득했다. 시민들은 한손엔 ‘KOREA’라고 쓰인 파란색 응원봉을 들고 다른 한 손엔 태극기를 거머쥔 채 경기가 중계되는 대형 전광판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들의 마음은 경기가 열린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타디움에 가 있는 듯했다.

시민들은 1회 초 ‘메이저리거’ 추신수가 극적인 3점 홈런을 터뜨리자 흥분의 도가니로 빠져들었다. 2회 초엔 메이저리그가 주목하는 ‘홈런 타자’ 김태균의 2점 홈런으로 7-0으로 크게 달아나자 승리를 예감한 듯 “이젠 우승”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경기가 10-2 대승으로 쉽게 끝나면서 ‘대한민국 WBC 결승 진출’이라는 문구가 전광판에 뜨는 순간 관중들은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연호했다.

회사원 김모(29)씨는 “8시부터 잠실구장을 개방한다는 얘기를 듣고 새벽 5시부터 나와 기다렸다”며 “잠을 설쳤는데도 하나도 피곤하지 않다”고 말했다. 주부 최영인(40)씨도 “경기도 안 좋고 세상 살기가 힘들었는데, 선수들 덕분에 정말 오랜만에 웃었다”며 “온 국민이 외치는 이 함성이 그대로 LA까지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섭(45·공무원)씨는 “당초 4강만 진출해도 성공이라던 예상을 보란듯이 뒤엎고 결승에 진출함으로써 경제 위기 속에 움츠린 국민들에게 ‘희망 홈런’을 날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같은 시각. 서울역에서도 여행객 등 시민 수백명이 역사에 설치된 TV 화면 앞에 모여 경기를 지켜봤다. 4대의 TV 앞에 놓인 의자는 경기를 보려는 사람들로 오전 내내 빈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 일부 시민은 아예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앉았다.

대형 여행가방을 옆에 끼고 열차표를 꼭 쥔 채 경기를 지켜보던 한 시민은 열차시간을 알리는 마지막 방송을 듣고서야 허겁지겁 탑승구로 달려가기도 했다.

마침내 9회 말 마무리 투수 임창용이 마지막 타자를 내야땅볼로 잡아내 결승 진출이 확정되자, 서울역사는 박수와 함성 소리로 가득 찼다. 김대한(68·부산)씨는 “이렇게 가면 우승도 문제 없을 것 같다”며 “어려운 시기에 희망과 기쁨을 준 이 선수들이 진정한 우리들의 영웅”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한편 경기가 열린 미국의 LA 다저스타디움에도 한국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고 파란 풍선을 손에 쥔 재미교포들 및 원정 응원단 3만여명이 몰려들어 온통 ‘파란 물결’을 이뤘다. 이날 관중 4만3000여명의 70%를 한국측 응원단이 차지해 마치 홈구장을 방불케 했다. 관중석을 뒤덮은 대형 태극기의 물결과 ‘대∼한민국’을 외치는 응원의 함성은 바다 건너 한국땅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이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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