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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없는 네번째 한일전..흥미 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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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3-20 18:20:09 수정 : 2009-03-20 18: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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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한국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벌어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1-2위 결정전은 한국과 일본이 40만달러의 상금을 놓고 한 판 대결을 펼쳤지만 경기 양상은 초반부터 맥빠진 분위기였다.

영원한 라이벌간의 자존심 대결이라 하더라도 두 팀은 이번 대회에서 벌써 4번째 벌이는 경기였고 양팀 벤치는 이날 경기의 승패보다 준결승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사정이 그렇다 보니 `빅매치'라는 카드에 어울리지 않게 양팀 선발투수도 에이스라고 볼 수 없는 장원삼(히어로즈)과 우쓰미 데쓰야(요미우리 자이언츠)였다.

야수들도 벤치 멤버들이 대거 출전하다 보니 경기장 분위기에 익숙하지 않은 듯 양팀 통틀어 6개의 실책이 나와 야구팬들을 실망시켰다.

일본은 7명, 한국은 6명의 투수가 줄줄이 등판했지만 반드시 이기겠다는 의지보다는 투구수 조절을 하며 준결승을 대비하는 벤치 표정이 역력했다.

하지만 경기 뒤 인터뷰에 나선 양팀 감독들은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었다.

김인식 감독은 "오늘 경기 승패는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동안 나오지 못한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했으며 주력 투수들은 준결승을 위해 남겨 놓았다"고 설명했다.

하라 다쓰노리 일본 감독에게는 한국과 4번이나 맞붙게 된 경기 방식에 대한 질의가 있었지만 직접적인 언급을 피한 채 "한국과는 결승전에서 또 만날 수 있다"며 에둘러 결승 진출에 대한 희망을 피력했다.

또한 양팀은 준결승 상대가 이길 경우에는 미국, 질 때는 베네수엘라로 이미 결정돼 있었지만 어떤 팀을 만나도 크게 다를 게 없다는 분위기였다.

굳이 준결승 상대를 골라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양팀 벤치의 판단이 경기를 더욱 느슨하게 만든 요인인 셈이다.

야구 종가인 미국은 홈팀이라는 이점이 있지만 주포인 캐빈 유킬리스(보스턴 레드삭스), 데이비드 라이트(뉴욕 메츠) 등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고 제이크 피비(샌디에이고 파드레스) 등 주력 투수들도 아직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중남미 국가 중 그마나 공.수에 걸쳐 가장 안정된 전력을 구축하고 있지만 한국과 일본의 전력분석팀은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준결승에서 미국을 만나게 된 일본은 베네수엘라보다는 조금이나마 쉬운 상대라는 표정이고 베네수엘라와 맞붙는 한국은 홈 텃세를 피한 채 징검다리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겼다.

이와 함께 이날 맥빠진 순위 결정전 탓에 대회 조직위원회가 도입한 `더블 일리미네이션(Double Elimination)'이라는 제도가 또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해괴한 대진 탓에 한국과 일본이 벌써 4번씩이나 만나다 보니 이제 선수들이나 팬들도 식상한 지경에 이르렀다.

승부의 세계에 살고 있다는 선수들조차 승패가 의미없는 경기에 나서다 보니 플레이 자체가 느슨해 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스포츠마케팅에 관해선 세계 최고라는 미국이지만 두번째 열리는 WBC 운영 방식은 아직도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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