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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다구치 가족, 11일 부산서 '눈물 속 역사적 만남'

입력 : 2009-03-11 17:27:25 수정 : 2009-03-11 17:2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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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씨가 11일 오전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 다구치 야에코씨 가족과 만나기 위해 경찰특공대의 호위를 받으며 벡스코 면담장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


1987년 발생한 대한항공 858기 폭파사건의 범인인 김현희(47)씨와 김씨의 일본어 교사였던 다구치 야에코(田口八重子·이은혜)씨 가족이 11일 오전 부산에서 역사적인 면담을 가졌다.



이날 오전 11시 해운대구 우동 벡스코 2층 컨벤션홀 201호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서 1978년 6월 북한에 의해 납치된 다구치씨의 장남 이즈카 고이치로(飯塚耕一郞·32)씨와 오빠인 이즈카 시게오(飯塚繁雄·70)씨가 김씨를 맞았다.



대한항공기 폭파사건이 발생한 지 22년 만이고, 1978년 다구치씨가 납치된 뒤 31년 만이다.



일본 정부는 다구치씨가 북한에 납치된 뒤 2년 정도 김씨와 함께 살면서 일본어를 가르친 ‘이은혜’라는 인물인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이날 다구치씨의 장남 이즈카 고이치로(飯塚耕一郞·32)씨, 오빠인 일본 납치피해자가족회 대표 이즈카 시게오(飯塚繁雄·70)씨와 공개적으로 만났다.



김씨가 공개석상에 나타난 것은 97년 전국 공안검사를 대상으로 한 특별강연 이후 12년 만이다.




회견장 내 단상에 김씨보다 2분여 먼저 나와 기다리고 있던 다구치씨 가족은 11시 정각 김씨가 입장하자 반갑게 다가가 악수를 교환했다.



고개를 깊이 숙이며 인사한 뒤 이즈카 시게오씨와 간단한 인삿말을 주고받은 김씨는 다구치씨 장남 이즈카 고이치로씨와 악수한 뒤 두 손으로 고이치로씨의 손을 감싼 뒤 한참 동안 얘기를 나눴다.



김씨는 감정을 억제하기가 힘들었던 듯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이어 양측은 준비해온 선물을 교환했다. 시게오씨는 일본에서 준비해온 음악 CD 2개와 치킨과자, 손수건을 선물했고 이어 비공개 면담장에서 별도로 도쿄와 오키나와 여행안내책자, 만화(어머니가 납치됐을 때 저는 한 살 이었어요), 이즈카씨 가족사진 9장 등을 추가로 전달했다.



김씨도 흰색 포장지에 쌓인 직사각형 선물을 건넸다.



기자회견장에서 3분여 동안 공개 만남을 가진 이들은 장소를 옮겨 비공개 면담을 1시간 30분 정도 가진 뒤 이날 낮 12시 32분쯤 다시 회견장으로 나와 면담내용을 설명한 뒤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편, 이날 오전 9시 이전부터 벡스코 면담장 주변의 모든 통로가 차단된 채 엄중한 경비가 펼쳐졌다.



벡스코 서편에 위치한 2층 컨벤션홀 201호로 향하는 주 출입구에는 검색대가 설치돼 비표를 받은 취재기자와 행사 관계자들만 통행이 가능했다.



경찰은 100여명으로 편성된 1개 기동대를 현장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으며, 김씨에 대한 직접적인 경호업무는 경찰특공대가 담당했다.



부산=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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