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법재판소법에 따르면 헌재 위헌 결정의 효력은 ‘선고한 날’부터 적용된다. 따라서 26일부터 적용되는 것은 확실하다. 문제는 26일 몇 시부터 적용되느냐를 놓고 혼선이 빚어졌다.
헌법학계에선 ‘헌재소장이 심판정에서 결정을 선고한 직후’라는 설과 ‘선고일 0시’라는 설이 엇갈린다. 첫 번째 설을 따를 경우 헌재가 오후 2시에 선고했으므로 이 시각 이후부터 피해자에게 중상해를 입히는 교통사고를 낸 사람은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하지만 ‘0시설’이 더 유력하다. 통상 우리나라 법률에서 ‘∼한 날부터’라고 하면 그날 0시를 일컫기 때문이다. 따라서 26일 0시 이후 교통사고를 내 피해자에게 중상해를 입혔으면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헌재는 선고 직후 법무부로부터 “효력이 언제부터 적용되느냐”는 문의를 받고 뚜렷한 답변을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헌재 관계자는 “일단 ‘0시설’ 적용이 맞는 것 같다”면서도 “재판부가 그 문제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내놓진 않았다”고 전했다.
검찰이 중상해를 낸 교통사고 가해자를 임의로 기소하지 않을 경우도 문제가 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사건은 항고나 재정 신청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사건을 조사한 검사가 불기소 결정을 하면 피해자로선 가해자를 처벌받게 하기가 어렵다. 헌재에 ‘검찰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헌법소원을 내는 길 외엔 없다.
헌재도 이 같은 허점을 예상하면서도 현행 법에서 뚜렷한 대책이 없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 관계자는 “구체적인 개별 사건들은 경찰, 검찰 등 수사기관과 법원이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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