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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3년차 리베로 유가람 “코트 위 수진 언니는 하늘 같아 보여요. 열심히 따라갈게요”

입력 : 2025-08-26 17:17:54 수정 : 2025-08-26 17:17:54
가평=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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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배구 GS칼텍스의 3년차 리베로 유가람(20)은 최근 코로나19에 걸려 고생을 좀 했다. 지난 7일부터 17일까지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에서 열린 U-21 세계선수권대회에 참석했다가 코로나19에 걸려왔다.

 

GS칼텍스의 구단 미디어데이가 열린 26일 경기도 가평의 GS칼텍스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유가람은 건강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웃는 얼굴로 기자를 맞이한 유가람은 “2~3일 정도 많이 아팠다가 지금은 괜찮아졌어요. 코로나19는 이번이 세 번째에요. 사실 몸이 좀 약한 편이라 감기나 이런 질병에 잘 걸리는 편인데, 이번에 U-21 대회에 갔다가 또 걸렸지 뭐에요”라고 설명했다. U-21 세계선수권은 어땠냐고 묻자 “동년배들끼리 다녀왔지만, 고등학생 선수도 있고 해서 이런 저런 것을 많이 알려줄 수 있는 기회가 많았던 것 같아요”라면서 “20~30cm 큰 선수들과 플레이를 하는 데 마냥 느리진 않아서 세계 무대를 또 한 번 실감하고 왔네요”라고 답했다.

2023~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5순위로 GS칼텍스의 지명을 받은 유가람은 2년차였던 지난 시즌 팀 내 비중이 확 커졌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주전 리베로였던 한다혜가 페퍼저축은행으로 FA이적을 하게 됐고, 한수진이 그 자리를 꿰찼다. 한수진이 커버하던 ‘서베로’(서브 넣고 후위 세 자리 소화) 역할이 유가람에게 돌아왔다. 신인 시즌엔 10경기 15세트 소화가 전부였지만, 지난 시즌엔 34경기 115세트로 준주전급 선수로 확실히 도약했다.

 

V리그에서는 서베로 역할에 만족해야 했지만, 지난 7월 충북 단양에서 열린 ‘2025 한국실업배구연맹 & 프로배구퓨처스 챔프전 단양대회’에서는 주전 리베로로 팀 후방을 오롯이 책임졌다. 한수진이 대표팀에 합류하기도 했고, 대회 취지 자체가 백업급 선수들 위주로 치르는 것이다 보니 유가람은 모든 경기에 주전 리베로로 투입됐다. GS칼텍스는 5전 전승을 우승을 차지했고, 유가람은 우승의 주역이자 리베로상도 수상했다. 

단양에서의 기억을 묻자 유가람은 “프로에 와서 리베로를 보기 시작한 게 아니라서 주전 리베로 역할이 어색하진 않다. 그래도 프로에 와서 주전으로 풀로 뛴 게 오랜 만이었다. V리그나 KOVO컵에서 보여주지 못한 걸 보여주자는 마음이 컸다. 긴장하면 잘 하던 것도 잘 못 하는 스타일이라 최대한 즐기려고 했어요. 일주일 동안 내 모든 걸 보여주겠다는 마음으로 했던 게 잘 풀렸던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특히 IBK기업은행과의 결승, 5세트 9-7에서 나온 디그는 팀을 구하는 디그나 마찬가지였다. 당시 상황에 대해 묻자 유가람은 “그날 솔직히, 4세트까지는 정말 제 플레이를 못 했어요. 그런 상황에서 5세트에 그런 수비를 하나 해낸거죠. 주변에서는 ‘영웅되려고 4세트까지 못한거냐’라는 농담섞인 핀잔까지 들을 정도였다니까요”라고 답했다.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이영택 감독은 향후 다가올 V리그 주전 멤버를 묻는 질문에 무한경쟁을 천명했다. 유가람이 뛰는 포지션 역시 한수진이 우선권은 갖겠지만, 유가람과 함께 경쟁을 시키겠다는 메시지도 전했다. 이 감독의 이런 방침을 전해주자 유가람은 “밖에서 보시면 저랑 (한)수진 언니가 비슷해 보일진 몰라도, 제겐 수진 언니가 하늘같이 보여요. 훈련할 때나 경기할 때 멘탈이나 이런 면은 보면 아직 저는 언니를 따라가기는 멀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그렇다고 해서 저도 제자리 걸음을 할 순 없으니 최선을 다 해야죠. 아직 배울 게 많지만, 언젠간 저도 주전 리베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하며 씩 웃었다.

 

밥 먹고 공 받는 게 직업인 유가람이지만, 여전히 배구는 어렵다. 그는 “밥 먹고 받고, 밥 먹고 받고 하고 있는데 어려워요 아직도. 앞으로 훈련을 통해 볼 컨트롤이나 상대 공격수들의 공격을 읽어내는 걸 더 길러야 할 것 같아요. 분석관 쌤들의 도움을 받아서 자료도 꼼꼼히 살피면서 상대 공격을 분석해서 더 잘 읽어내서 한 발 빠르게 공을 받아내고 싶어요”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리시브나 디그 중에는 그나마 리시브가 더 나은 것 같아요. 리시브는 제가 계산할 수 있다면 디그는 갑작스러운 상황이 많으니까요. 디그를 좀 더 보완하고 싶어요”라고 덧붙였다.

이제는 리베로들에게 리시브나 디그 외에도 토스도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이다. 세터가 토스를 할 수 없는 상황, 예를 들어 세터가 디그를 해서 토스를 할 수 없는 상황일 때 가장 먼저 2단 연결의 우선권을 리베로가 갖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유가람은 “오버 토스로 상대 블로킹을 하나라도 더 빼는 걸 중시하시는 팬 분들이 많지만, 저는 반대에요. 언더 토스를 더 갈고닦자 주의랄까요. 괜히 오버 토스를 하려다 부정확하게 올리는 것보다는, 언더 토스로 상대 투 블로킹이 달라붙더라도 공격수들이 최대한 편하게 때릴 수 있게 주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해서요. 마침 저희 팀에는 실바가 있으니까 그게 더 맞는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리베로로서 롤모델이 있냐고 묻자 유가람은 “딱히 롤모델이라고 정한 선수는 없어요. 해외배구 영상을 많이 찾아보면서 좋은 움직임을 보여주는 선수들을 보면서 ‘나도 저런 리베로가 되고 싶다’며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가평=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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