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다태아 출산율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태아 관련 출생현황과 특성을 파악할 자료는 부족해 정부 정책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2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의 다태아 출생 추이와 과제’ 보고서를 발간했다. 연구에서 나타난 ‘세계 다태아 출산율 데이터(HMBD)’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다태아 출산율(총 분만 1000건당 쌍둥이 이상의 다태 분만 건수)은 2023년 기준 26.9건으로 HMBD에 포함된 27개 주요국 중 그리스(29.5건)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전체 국가 평균은 15.5건으로 한국은 이보다 11.4건 많았다.

세쌍둥이 이상을 의미하는 고차 다태아 출산율은 2023년 기준 0.59건으로 전체 국가 중 가장 높았다. 전체 국가 평균은 0.21건, 2위인 그리스는 0.37건으로 집계됐다.
연구진은 저출생이 심화하는 가운데 다태아 출생은 향후에도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봤다. 한국의 난임 시술 건수·환자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어서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2000년 1.48명에서 2023년 0.72명으로 반 토막이 났고, 같은 기간 다태아 출생은 1만768명에서 1만2622명으로 늘었다. 전체 출생아 중 다태아 비율은 1.7%에서 5.5%로 3배 넘게 늘었다.
다태아 출산 가구를 보면 부모의 고연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2000∼2023년 다태아 아빠의 평균 출산연령은 4.5세, 엄마는 5.1세 높아졌지만, 다태아 아빠는 5.0세, 엄마는 5.7세 높아졌다.
배혜원 보사연 연구원은 “다태 임신은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위험해 사회적 과제가 많은데, 한국의 다태아 출생현황과 특성을 파악할 자료는 매우 제한적”이라며 “다태아 출생 가구 대상 데이터를 구축하고 정책 수요에 기반해 보건복지서비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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