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심’은 결국 ‘반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을 선택했다. 안정과 통합을 내세운 반탄 진영 김문수 후보와 장동혁 후보가 나란히 전당대회 당대표 결선 투표에 진출했다. 인적 쇄신과 당내 혁신을 강조한 찬탄파 안철수·조경태 후보는 당심의 높은 벽을 높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22일 오후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열린 제6차 전대 당대표 경선 개표 결과, 과반 투표자가 나오지 않아 김 후보와 장 후보가 결선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황우여 선거관리위원장은 “투표 결과가 결선 투표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세부 수치 없이 결선 투표자만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 후보와 장 후보의 순위는 물론 득표율도 공개되지 않았다.
◆반탄파, 전대 대승…‘여론조사 1위’ 조경태 탈락
김 후보는 이날 개표 결과가 발표된 뒤 “지금 이재명 독재 정권의 칼끝이 우리 목을 겨누고 있다”며 “이런 엄중한 때 우리끼리 분열하면 되겠냐. 함께 당을 지키자”라고 외쳤다. 김 후보는 “우리 당을 강력하게 투쟁하는 정당으로 만들자”라며 “싸워 이길 당대표, 당원들을 지킬 당대표, 이재명 독재를 물리칠 당대표는 저”라고 강조했다.
장 후보는 “이제 한 번의 선택만이 남아 있다”며 “낡은 투쟁 방법을 선택할 것인지, 새로운 투쟁 방법을 선택할 것인지 그 선택이 남았다”고 밝혔다. 장 후보는 “미래와 혁신을 선택해달라”며 “장동혁을 선택하는 것이 국민의힘의 혁신과 미래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번 전대 결과는 반탄파의 대승으로 요약된다. 찬탄파 안·조 후보는 나란히 본경선에서 탈락했다. 특히 조 후보의 경우 최근 한국갤럽 여론조사와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사의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오차범위 내 지지도 1위를 기록했지만, 정작 당심의 외면을 받았다.

◆26일 결선 발표…김·장, 차별화 강조하며 견제
국민의힘은 24~25일 결선 투표를 거쳐 26일 당대표를 발표한다. 결선에 오른 김 후보와 장 후보의 승부는 찬탄파 후보 지지층의 표심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에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당대회 행사가 끝나고 열린 결선 진출자 기자회견에서 김 후보와 장 후보는 서로를 견제하며 자신이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당내 화합 방안에 대해 “많이 만나고 대화하고 토론하고, 그것도 안 되면 당내에서 표결 등 민주적 당론 결정을 통해 다른 생각을 하나로 합치는 절차를 보편적으로 정착시킬 것”이라며 “(생각이 다른 사람을) 무조건 암세포 자르듯 자르자는 것은 민주주의라기보다 독재나 전제”라고 꼬집었다.
또 김 후보는 대여 투쟁과 관련해서 “저는 이재명과 민주당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을 몸에 체득하고 있는 사람”이라며 “우리 당에 그런 사람은 드문 것으로 안다. 투쟁을 한 번도 안 해본 분들이 말로만 투쟁 투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현재 상태에서 우리 당의 원내 투쟁은 굉장히 승리하기 어렵다고 본다”며 “원내와 원외, 장외 투쟁을 겸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장 후보는 “몇 가지 면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분류되지만 여러 면에서 김 후보와 많은 차별점을 갖고 있다”며 “혁신과 미래로 가는 당원들에게는 장동혁이 답”이라고 밝혔다. 장 후보는 “그저 몸으로 싸우는 게 아니라 특검을 막아내고 거대 여당과 싸우려면 논리로, 전략으로 싸워야 한다”며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대안을 갖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 후보는 “많은 언론에서 저를 극우라고 몰기도 하고 강하다고 비판했음에도 불구하고 제 입장을 바꾼 적이 없다”며 “다른 후보들을 지지했던 표를 얻기 위해 지금까지의 입장을 바꾼다면 저는 당대표가 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경선에서 탈락한 안 후보는 입장문을 통해 “혁신의 목소리, 쇄신의 몸짓은 결코 꺾임이 없을 것”이라며 “언제나 국민과 당원 속에서 제자리를 지키겠다”고 했다. 조 후보는 “마음 아픈 현실이다. 정말 고맙다”는 짧은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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