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빌게이츠 “韓과 원전·보건 협력 희망”

입력 : 2025-08-21 22:30:00 수정 : 2025-08-21 22:28:50
외교부 공동취재단, 정지혜 기자

인쇄 메일 url 공유 - +

3년 만에 방한… 기자간담회

李대통령·재계 인사와 잇단 만남
백신·SMR 협력안 등 논의 예정
韓 ODA 예산, GDP 0.5% 제안
한국에 재단사무실 설립 계획도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이 한국과 원자력, 생명과학, 보건 분야 등에서 협력 확대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 및 산업계의 백신 역량과 공적개발원조(ODA) 기여를 바탕으로 세계 보건 증진을 위한 협력 관계를 모색하자는 취지다.

 

21일 게이츠 이사장은 서울의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게이츠재단의 20년 성과를 소개하면서 한국과의 파트너십 강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전날 한국에 입국한 게이츠 이사장의 방한은 3년 만이다. 이날 오전 이재명 대통령과 면담한 게이츠 이사장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및 기업 인사들과 만나 보건의료, 소형모듈원자로(SMR) 분야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이 21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외교부 출입기자단과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외교부 공동취재단

차세대 원전기업 테라파워(TerraPower)의 설립자이기도 한 게이츠 이사장은 “원자력 분야 사업을 시작한 건 기후변화 때문”이라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생기면 전력 소비가 많아질 것이고 원자력은 훨씬 더 중요해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자력 핵분열에서 한국은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며 “한국 파트너와 손잡고 테라파워가 크게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생명과학 분야가 규모와 혁신 측면에서 급진적 발전을 이뤘다고 평가한 게이츠 이사장은 “재단 초창기에 국제백신연구소에 자금을 제공했고, 한국 정부도 지금까지 많은 지원을 하며 큰 성과를 냈다”며 “선진국 가운데 이 정도로 지원한 경우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콜레라 백신을 개발했고, SK와 LG 등이 백신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례 등을 언급하면서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을 접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AI를 헬스케어에 접목하는 것과 관련해 게이츠 이사장은 “아프리카에서 태어났다면 평생 의사를 만나지 못할 수 있다”며 “헬스케어 질이 낮은 곳에서 우리는 AI 파일럿 프로그램을 통해 아프리카 언어로 건강 상황을 개선해주는 등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신약 개발과 보급에도 AI가 미칠 수 있는 영향이 크고, 저임금 국가에 선진국 헬스케어 시스템을 도입하도록 하는 것이 AI로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지원을 해주는 나라로 탈바꿈한 한국이 큰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고 게이츠 이사장은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전 세계 국가가 한국 같은 발전 여정을 따르길 바란다”며 “한국과 함께 프로젝트를 하면서 취약계층에 각종 진단제품, 초음파 검사 등을 매우 발전한 형태로 공급한 일은 뜻깊었다”고 말했다.

빌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다만 선진국이자 공여국으로서 한국 정부의 현재 ODA 예산이 국내총생산(GDP) 0.3% 수준이 안 되는 것은 올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궁극적으로는 0.7% 이상을 목표로 해야 하나, GDP 대비 0.5% 달성은 5년 내 가능할 것이라고 게이츠 이사장은 전망했다. 그는 “ODA 중 가장 파급력이 큰 것은 다자기구 투자”라며 “정부가 다자기구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ODA 예산 15%를 글로벌 헬스 분야에 기여하도록 하는 등 새로운 ODA 전략을 갖추는 것”을 제안했다.

 

곧 있을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게이츠 이사장은 “이번 회담에서 빈곤에 초점이 맞춰질지는 모르겠지만 미국 국제개발처(USAID) 예산은 결국 감축되지 않을 것이며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금액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에 대해서는 “충분히 저소득 국가라 원한다면 백신 지원 등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북한은 독특하게 빈곤국이지만 그런 협력을 하지 않는 나라”라고 말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한국에 재단 사무실을 만들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 올 때마다 기술력 등을 보며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교부 공동취재단, 정지혜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서예지 '반가운 손인사'
  • 서예지 '반가운 손인사'
  • 김태희 ‘눈부신 미모’
  • 임윤아 '반가운 손인사'
  • 손예진 '우아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