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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모순 고발극 ‘도비왈라’ 만난다

입력 : 2025-08-21 21:50:00 수정 : 2025-08-21 20:19:22
박성준 선임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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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정동극장 세실서 무대
인도 빨래꾼의 빈곤·차별 다뤄
이왕혁 作… ‘창작ing’ 선정돼

인도 뭄바이의 거대한 빨래터에서 들여다본 자본사회 속 인생의 모순과 위선을 비추는 연극 ‘도비왈라’가 공연된다.

국립정동극장은 2025년 ‘창작ing’ 일곱 번째 작품으로 ‘도비왈라’(작·연출 이왕혁, 작품개발 프로젝트 GOYA)를 9월 21일부터 10월 3일까지 국립정동극장 세실에서 공연한다고 21일 밝혔다.

연극 ‘도비왈라’는 매일 갠지스 강변에서 온종일 고된 세탁 일에 시달리는 거대한 빨래터 도비가트의 유일한 여자 빨래꾼 ‘실파(신윤진)’ 이야기다. 국립정동극장 제공

빨래하는 사람들을 뜻하는 ‘도비왈라’는 인도 뭄바이의 거대한 빨래터 도비가트의 빨래 노동자들이다.

이들은 매일 갠지스 강변에서 온종일 고된 세탁 일에 시달린다. 그러던 어느 날 최신식 세탁기가 도입될 거란 소식이 들려오고 평화롭던 마을은 세탁기 이용 찬성파와 반대파로 나뉘어 갈라진다. 도비가트의 유일한 여자 빨래꾼인 ‘실파’는 세탁기가 자신을 학교에 보내줄 것이라 굳게 믿는다. 동생 ‘프리타’는 날이 갈수록 세탁기에 집착하는 언니의 모습에 이상함을 느낀다.

도비왈라는 인도 카스트 제도의 최하위 계급인 ‘수드라’에도 속하지 못하는 불가촉천민으로 분류된다. 교육은 물론 삶을 선택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이들은 부유층 옷을 하루 종일 빨며 고된 노동에 시달린다. 가난과 교육 기회의 박탈로 자녀 세대도 동일한 직업과 빈곤을 대물림한다. 도비왈라 내부에서도 ‘세탁·다림질·배달’로 나뉜 또 다른 계급과 차별이 존재한다. 이는 이 작품의 중요한 배경이다.

서로의 삶에 무관심한 채 각자의 역할에만 몰두하는 빨래꾼들의 모습은 현대 산업사회 속 노동자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선대의 경제력이 교육 수준을, 교육이 직업과 계급을, 계급이 권리를 결정짓는 뭄바이 빨래터의 구조는 오늘날 우리 사회와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21년 안산문화재단 전문예술창작지원에 선정되어 처음 관객과 만난 후 작품 발전 과정을 거쳐 우수 창작에 무대를 제공하는 ‘창작 ing’ 선정작으로 뽑혀 총 14회 공연으로 다시 무대에 오른다.


박성준 선임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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