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이 21일 한국을 찾아 이재명 대통령, 김민석 국무총리를 만나고 국회를 방문해 보건 분야 국제 협력을 논의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2000년 게이츠재단을 설립하고 세계 기후 변화 대응과 빈곤 퇴치, 보건 의료 체계 강화와 백신 보급 등을 위한 활동을 해왔다.

3년 만에 방한한 게이츠 이사장은 이날 오전 첫 일정으로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약 30분간 이 대통령과 접견했다. 이 대통령은 게이츠 이사장에게 “저도 매일 쓰는 ‘윈도우’를 개발해 사람들이 모든 사람이 창문을 통해 세상을 볼 수 있게 됐다”며 “백신, 친환경 발전 시설 등 인류를 위한 새로운 공공재 개발에 나선 점도 참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게이츠 이사장은 “정부 초기 대통령을 만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한국이 글로벌 보건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비공개 자리에서는 글로벌 보건 협력, 원자력 발전, 인공지능(AI) 등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어졌다. 게이츠 이사장이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가 AI나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의 전력 수요 증가에 효과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하자, 이 대통령은 “한국 정부도 차세대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관심이 많고, SMR을 개발하는 국내 기업이 많다. 세계 시장에서의 활약이 점차 늘고 있다”고 호응했다.

이후 게이츠 이사장은 총리공관을 찾아 김 총리와 오찬을 함께했다. 김 총리는 게이츠 이사장에게 한국 정부와 세계보건기구(WHO)가 공동 개최하는 ‘세계 바이오 서밋’ 참석을 요청했고, 게이츠 이사장은 한국 바이오 기업의 백신·진단기기 기술력을 세계적 수준으로 평가하면서, 앞으로도 게이츠재단과의 협력을 이어나가자고 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오후 국회를 찾아 외교통일위원회 주최 ‘한국의 글로벌 보건 기여와 리더십’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번 간담회는 글로벌 보건 파트너십의 주요 성과 및 향후 협력 방향에 대한 의견 교환을 위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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