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의 소득 불평등이 지난 20년간 전반적으로 개선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금융위기나 코로나19 유행처럼 경기 침체기에는 되레 불평등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장용성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과 한종석 동국대 교수 연구팀은 21일 세계경제학자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의 지난 20년간 소득 불평등’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연구팀은 2002~2022년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바탕으로 25~54세 근로자의 소득을 분석했다. 그 결과 소득 하위 10% 대비 상위 10% 비율 등 주요 불평등 지표가 2002년 이후 뚜렷하게 개선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소득 상위 50%와 하위 10% 격차는 2010년 이후 빠르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유럽 등 주요 선진국에서 불평등이 확대된 흐름과 대조적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사태 당시에는 저소득층 소득이 급감하며 불평등이 다시 악화됐다.
연령별로 보면 청년층(25~34세)은 20년 내내 꾸준히 소득 불평등이 줄었다. 반면 중·장년층(35~54세)은 2010년까지 불평등이 심화됐다가 이후 완화되는 ‘역 U자형’ 곡선을 그렸다.
연구팀은 “한국의 불평등 감소는 저소득층 소득 향상과 소득 변동성 축소가 동시에 이뤄진 결과”라며 “노동시장 제도 개선, 사회안전망 강화, 교육·복지정책이 일정 부분 효과를 본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연령·성별 격차, 최상위 소득층 불평등 확대는 여전히 정책 과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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