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비건 와인’을 생산 중인 갈기산 포엠와이너리가 최근 여행작가, 소믈리에, 칼럼니스트 등 주류 및 여행 관련 전문가들을 초청해 팸투어를 진행했다고 20일 밝혔다.

충북 영동에 있는 갈기산 포엠와이너리(갈기산 포도농원, 대표 한지연)는 1990년 포도농원으로 설립된 이후 30여 년간 3대에 걸쳐 운영되고 있다.
대한민국주류대상, 아시아와인트로피 대상, 우리술품평회 대상 등 국내외 유수의 대회에서 수상의 영애를 안았다. 지난해에는 지역 농산물과 관광을 연계해 소개하는 ‘찾아가는 양조장’ 사업에도 선정되며 와이너리의 가치를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
특히 국내 최초로 ‘비건 와인’ 인증을 획득한 것으로 유명하다. 포도 재배 과정에서 동물성 비료를 배제하고 유기농 농법을 적극적으로 참고하며, 자연 친화적인 양조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이곳의 대표 와인 ‘포엠(Four M)’은 갈기산 포엠와이너리의 브랜드 스토리를 집약한다.
산천어 중 하나인 모치(Mochi), 와이너리가 자리한 마을 이름 모리(Mori), 말갈기를 뜻하는 메인(Mane), 영동 농산물 공동브랜드 메이 빌(May Vill) 등 네 가지 M을 합쳐 ‘Four M’이라 부른다.

여기에 백두대간과 금강, 추풍령, 갈기산이 함께 빚어낸 대자연의 작품이라는 의미를 담아 ‘시(Poem)’의 뉘앙스까지 더해 ‘포엠(POEM)’으로도 발음된다. 단순한 브랜드가 아니라 로컬 테루아와 문화적 상징성을 함께 품은 이름이다.
또한 와이너라가 자리한 영동은 일교차가 크고 배수가 잘 되는 토양과 풍부한 일조량을 갖추어 포도 재배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덕분에 이곳에서 자란 포도는 당도와 향이 뛰어나며 병충해에도 강해 와인 양조용으로 이상적이다.
지난 18일 진행된 행사는 단순한 와이너리 체험을 넘어 지역 관광 자원과 이야기를 함께 연결해 알리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영동의 대표 명소인 양산팔경과 천태산 영국사, 그리고 영동으로 이어지는 월영산, 그 자락의 출렁다리까지 둘러보는 코스로 운영됐다.
이번 팸투어에서는 와이너리의 대표 품종인 청수(와인 전용 포도)를 비롯해 델라웨어, 산머루 등의 생육 특징과 이를 활용한 와인 양조 과정을 소개했다.
참가자들은 포도가 와인으로 변하는 발효 과정과 품종별 맛의 차이를 직접 배우고, 레드·화이트·로제 와인의 특성과 제조법, 음식과의 조화까지 폭넓게 체험했다.

로컬 식재료를 활용한 다이닝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5시간 이상 항아리 속에서 구워낸 바비큐와 삼겹살, 홈메이드 소스를 곁들인 햄버그스테이크 등이 제공됐다.
참가자들은 갈기산을 마주한 야외 공간에서 자연과 함께 식사를 즐겼다. 와인과 음식, 풍경이 어우러진 경험은 단순한 팸투어를 넘어 하나의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행사를 인솔한 주류문화칼럼니스트이자 세종사이버대학교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 명욱 교수는 “갈기산 포엠와이너리는 한국 와인의 스토리를 집약한 공간”이라며 “태고의 자연환경과 로컬 농산물이 함께 만들어내는 와인은 단순한 주류를 넘어 새로운 한류 문화 콘텐츠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 와인은 외국 품종과 기술을 단순히 모방하는 차원이 아닌, 수입 와인과는 다른 로컬의 가치를 담아낸 대표 상품으로 발전해 왔다”며 “특히 산머루와 청수 등 우리 땅에서 길러낸 고유 품종은 최근 들어 더욱 주목받으며 한국 와인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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