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노총, 정부에 소방관 처우 개선 촉구
2022년 ‘이태원 참사’ 현장에 나갔던 30대 소방공무원이 우울증을 앓다 끝내 사망하면서, 소방청이 이태원 참사뿐 아니라 지난해 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당시 투입됐던 대원 전원을 상대로 추가 심리 상담 등 지원에 나선다.
소방청은 20일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해마다 실시하는 전체 소방관에 대한 심리 상담에 추가해 이태원 참사에 투입됐던 전원에 대해 심리 상담을 다시 한번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소방청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심리 상담사 등 전문가들과 논의해 구체적인 방안을 고안할 방침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이날 관련 질의에 “안타까운 소식에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심리 상담 결과, 심리 안정과 치료가 필요한 대원에겐 심층 상담, 스트레스 회복 프로그램 참여, 병원 진료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투입됐던 대원들에 대해서도 똑같은 절차를 거쳐 심리 회복을 위한 상담과 치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낮 12시30분쯤 경기 시흥시 금이동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일대 교각 아래에서 인천의 한 소방서 소속 A(30)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10일 실종된 지 10일 만이다. A씨는 이태원 참사 현장에 지원을 나간 뒤로 우울증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 왔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은 이재명정부에 소방관의 처우 개선을 촉구했다. 공노총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아픔이 아니라, 이태원 참사로 인한 트라우마와 반복되는 재난 현장에서의 정신적·육체적 고통이 만들어 낸 비극”이라며 “소방공무원들이 매일 같이 국민을 대신해 겪어야 하는 심리적 충격과 고통은 결코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노총은 “소방공무원들은 여전히 열악한 처우 속에 방치돼 있고, 국민 안전을 위해 몸을 던지는 이들이 정작 자신을 지킬 최소한의 장치조차 보장받지 못한다는 건 심각한 사회적 모순”이라면서 “트라우마 치료와 정신 건강 관리, 인력 확충, 근무 여건 개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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