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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손 들어준 보수 대법원, 최소 2045년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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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6-28 12:06:18 수정 : 2025-06-28 12: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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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6 대 진보 3의 ‘보수 절대 우위’ 구도
출생시민권 사건에서 정부에 유리한 판결

미국 내 외국인에게 유리한 이른바 ‘출생시민권’ 제도를 손보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수 우위의 연방대법원이 힘을 실어줬다. 첫 임기 4년 동안 보수 성향 대법관 3명을 임명하며 대법원의 보수 우위 구도를 확립한 트럼프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미 법조계에선 트럼프 2기 임기 중 보수 대법관 2∼3명이 용퇴하고 그 빈자리를 40∼50대 젊은 법조인들이 채운다면 보수 우위의 대법원이 2040년대까지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미국 수도 워싱턴에 있는 연방대법원 청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도중인 2020년 보수 6 대 진보 3의 보수 절대 우위 구도가 확립된 이래 현재까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27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대법원은 이날 대통령 행정명령으로 출생시민권을 금지할 수 있는지가 쟁점인 사건에서 “일개 법원이 연방정부 정책의 효력을 미국 전역에서 중단하는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수는 없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트럼프가 내린 행정명령에 따라 출생시민권이 일단 금지된다.

 

출생시민권이란 누구든 미국에서 태어나면 시민권을 주는 제도다. 외국인 불법 체류자의 자녀라도 미국에서 출생한 경우 미국 시민권을 자동으로 취득하게 되는 만큼 외국인에게 유리한 대표적 제도로 여겨져왔다.

 

트럼프는 지난 1월20일 취임 직후 행정명령을 통해 미국에 불법으로 체류하거나 영주권이 없는 외국인 부모 사이에 태어난 자녀에게는 출생시민권을 부여할 수 없도록 했다. 이에 민주당 인사가 지사로 있는 전국 22개주(州)와 수도 워싱턴 DC가 “출생시민권 금지는 위헌”이라며 소송을 냈다. 이들 주는 “행정명령의 효력을 지금 당장 멈춰 달라”는 가처분 신청도 함께 제기했다.

 

이날 대법원은 출생시민권 금지 자체의 위헌 여부에 관해선 판단하지 않았다. 다만 하급심 연방법원 한 곳이 ‘출생시민권 금지 조치의 실행을 막아 달라’는 취지로 낸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해서 그 효력이 미국 전역에 미칠 수는 없다는 점을 명시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정책에 동의하는 공화당 인사가 주지사로 있는 28개주에선 출생시민권 금지 정책이 시행된다. 대법원 선고 직후 트럼프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거대한 승리”라는 글을 올려 승리를 자축했다.

 

이날 대법원 결정은 6 대 3으로 갈렸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을 비롯한 보수 대법관 6명 전원이 트럼프 편에 선 반면 진보 대법관 3명은 반대의견을 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 임명된 커탄지 잭슨 대법관은 “행정부가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사람의 헌법적 권리를 침해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라며 다수의견을 맹비난했다.

 

미국 연방대법원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왼쪽)과 새뮤얼 알리토 대법관. 둘 다 공화당 행정부 시절 임명됐으며 보수 신념이 확고하다. 미 법조계에선 70대 후반의 고령인 이들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임기 내에 용퇴함으로써 트럼프가 40∼50대 젊은 보수 법조인을 새 대법관으로 발탁해 대법원의 보수 우위 구도를 계속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게티이미지 제공

미국에서 대법관을 비롯한 연방판사는 종신직이다. 보수 대법관 6명 중에서 클래런스 토머스(77)와 새뮤얼 알리토(75)는 최고령 그룹에 속한다. 그 때문에 법조계에선 두 사람이 트럼프 2기 임기 도중 용퇴함으로써 젊은 보수 법조인들이 대법원에 입성할 길을 터줘 보수 우위 구도를 계속 이어가려 할 것이란 관측이 끊이지 않는다. 토머스와 알리토가 물러나고 40∼50대 대법관이 그 뒤를 잇는다면 최소 2045년까지는 대법원이 보수 우위 구도를 확고하게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진보 대법관 중 한 명이 사망하거나 건강 악화로 종신 임기를 포기하는 경우 트럼프가 그 후임자를 지명하며 보수 대 진보가 7 대 2까지 벌어질 수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임명한 소니아 소토마요르(70) 대법관은 당뇨를 앓는 등 건강이 나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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