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국회 찾아 두 사람 손 포개 잡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정청래·박찬대 의원의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이 대통령은 두 사람의 손을 포개어 잡으며 중립을 표방했지만, 결국 ‘찐명’(진짜 친이재명) 선명성이 승패를 가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27일 3선 김정호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는 당대표였던 이 대통령과 수석최고위원이었던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사퇴하면서 치러지게 됐다. 후보 등록은 다음달 10일,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전당대회는 8월2일 열린다.

현재까지 4선 정 의원과 3선 박 의원이 당대표 출사표를 던지면서 당권 레이스는 ‘친명 양강’ 구도로 치러질 전망이 우세하다. 정 의원과 박 의원 모두 ‘선의의 경쟁’을 강조하면서도 “이 대통령과 한 몸처럼 행동하겠다”(정 의원), “이재명의 곁을 지키겠다”(박 의원)며 사실상 찐명 대결에 나섰다.
이 대통령이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지난 26일에도 명심 경쟁이 벌어졌다. 정 의원은 이 대통령이 국회 본청으로 들어오는 출입문 입구에 서서 이 대통령을 맞이했고, 박 의원은 이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하자 가장 먼저 인사를 나눴다.
정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의 시정연설 총평은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다. 100점”이라고 치켜세우며 이 대통령을 마중하며 나눈 대화를 소개했다. 정 의원은 자신이 인사하자 이 대통령이 웃으며 “선거운동은 잘 되고 있어요”라고 물었고, 이어 “나는 한 표밖에 없어요”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자 정 의원은 “아닙니다. 많이 있습니다”라고 답했고, 이 대통령이 “상대 후보는 어디 갔나”라고 묻자 정 의원이 “안 왔어요”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박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서 “이 대통령께서 국회에 입장하며 가장 먼저 제게 다가와 ‘열심히 하고 있습니까’라고 했다”며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라는 게 저의 답이었다. 이제 국회의 시간인 만큼 당정대가 똘똘 뭉쳐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가겠다는 다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이재명정부의 성공,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민생회복과 개혁과제들을 빠짐없이 챙겨 가겠다”고 강조했다.

시정연설을 마친 이 대통령이 본회의장을 퇴장하던 중 정·박 의원의 손을 포개어 맞잡고, 악수하는 두 사람의 어깨를 감싸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정 의원은 페이스북에 해당 사진을 올리며 “우리는 원팀이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더 단합하고, 더 단단하게, 더 단호하게 잡은 손 놓지 않고 가겠다”고 적었다. 박 의원도 “전당대회를 멋있는 축제로 만들어 멋지게 경쟁해 달라는 의미로 두 사람의 손을 포개어 잡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