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이른 폭염이 시작되면서 어김없이 올해도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가 나타나고 있다. 붉은등우단털파리는 익충으로 분류되지만, 다량 출몰로 시민들에게 불쾌감을 주면서 관련 민원도 급증하고 있다. 이에 지자체에서는 살충제 등을 이용하지 않는 ‘친환경 방제’를 이용해 개체를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붉은등우단털파리로 인한 민원은 지난해 9296건으로, 전년(4418건)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 기온이 상승하면서 붉은등우단털파리 출몰이 급증하고 있어, 올해도 이로 인한 민원은 늘어날 전망이다.
일반적 인식과는 다르게 붉은등우단털파리는 익충으로 분류된다. 서울시는 최근 붉은등우단털파리에 대해 “독성이 없고 인간을 물지 않으며, 질병을 옮기지 않는 익충”이라며 “낙엽을 분해해 토양을 비옥하게 하고, 성충은 꽃의 수분을 돕는다”고 설명했다.
시민들은 익충이라도 대량 발생해 불쾌감을 끼치면 해충으로 본다. 서울연구원의 ‘서울시 유행성 도시해충 확산 실태와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86%는 ‘이로운 곤충이라도 대량 발생 시에 피해를 끼치면 해충’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답했다.
익충이지만 시민을 위해 개체를 줄여야 하는 하는 난감한 상황인 셈이다. 당국에서도 이같은 곤충을 ‘유행성 생활불쾌곤충’으로 분류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에 서울시에서는 살충제를 이용하지 않고, 유인제·살수 조치 등을 통해 곤충을 줄이는 ‘친환경 방제’를 추진하고 있다. 시는 이달 말부터 은평구 백련산 일대에 광원·유인제 포집기를 운영해 개체 줄이기에 나섰다. 서울 서북권 야산 지대를 중심으로 붉은등우단털파리가 대량 발생하고 있어 이에 대응한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러브버그를 박멸하고자 유충서식지인 산과 숲 일대에 무분별하게 살충제를 뿌리는 경우, 숲에 있는 다양한 곤충 등을 함께 죽이는 생태계 교란과 더불어 사람에게 더욱 해로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정에서의 붉은등우단털파리 대처 방안으로는 △끈끈이 트랩 활용 △방충망 빈 공간 보수 △어두운 색 옷 입기 등이 제시됐다. 붉은등우단털파리가 불빛에 모여드는 습성이 있어, 불빛 주변으로 끈끈이 패드 등을 설치하면 붉은등우단털파리의 ‘침입’에 효과적이란 설명이다. 또 밝은 색을 좋아하기 때문에 어두운 색을 입으면 몸에 달라붙는 것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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