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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대변인 사표 내고 공익 위한 언론인으로 40년… 빌 모이어스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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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6-27 15:18:52 수정 : 2025-06-27 15: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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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전쟁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과 대변인을 지낸 뒤 언론인으로 전직해 40년을 활약한 빌 모이어스가 91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미국 공영방송 PBS의 진행자를 맡았을 당시의 빌 모이어스가 1974년 뉴욕 방송 WNET에 출연한 모습. 뉴욕=AP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모이어스는 이날 미국 맨해튼의 한 암센터에서 세상을 떠났다. 모이어스는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린든 존슨의 측근이었다. 텍사스에서 대학을 다닌 모이어스는 1954년에 상원의원이던 존슨 전 대통령의 사무실에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연을 쌓기 시작해 최측근으로 자리매김했다. 1963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되고 부통령이던 존슨 전 대통령이 대통령 전용기에서 취임선서를 할 때 모이어스가 전용기에 탑승해 있을 정도였다. 이후 그는 존슨 행정부에서 14개 정부 태스크포스를 조율하는 핵심 역할을 맡았다.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임명됐을 당시 나이는 30세였다. 이듬해인 1965년 모이어스는 비서실장에서 백악관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존슨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영향력을 유지했다. 

 

그러나 베트남 전쟁이 발발하면서 존슨 행정부가 국내 반전 여론에 직면하자, 모이어스는 사임을 결심했다. 그는 백악관 대변인 사임에 대해 이후 “우리는 개혁 정부가 아니라 전시 정부가 되었고, 그 상황에서 나에게는 창조적인 역할이 남아 있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자신이 “우리 정책을 옹호하는 데 너무 열성적이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모이어스는 사임 직후인 1967년 롱아일랜드 지역신문의 발행인으로서 언론계에 뛰어들었다. 미국 전역을 버스로 여행하면서 직접 청취한 미국인의 목소리를 책으로 출간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그는 미국 공영방송 PBS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됐다. CBS와 NBC에서 수석 기자와 해설가로도 근무했지만 주로 공영방송에서 진행자로 활약했고, 100편에 달하는 공익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그 중에는 자신의 장남 윌리엄 모이어스가 겪고 있던 알코올·마약 중독 문제를 다룬 편도 있었다.

 

모이어스는 80세인 2015년까지 주간 인터뷰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현역 활동을 지속했다. 언론인으로서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주제에 천착했다는 평가를 받은 그는 2006년에 미국 방송계 최고권위의 시상식인 에미상에서 평생공로상을 받았다.


임성균 기자 imsu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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