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이후 군을 관리했던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이 27일 이임하며 국방부 직원들에게 사과했다.
김 차관은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군이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정치적 중립이다. 정치가 개입하면 본질을 깰 위험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12·3 비상계엄은 우리 군이 지켜야할 정치적 중립을 훼손한 것”이라며 “차관으로서 그러한 사태가 벌어질 때 중요한 리더의 위치에 있던 한 사람으로서 그것을 막지 못하고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에 지금도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들이 성실히 자신의 직분에서 노력한 게 희석되고 빛바랜 점에 대해서도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여러분에게 리더로서 해야할 일에 대해 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드리고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과거는 과거이고, 군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데 있어서 본연의 역할을 하려면 국방부가 그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이 힘드시겠지만 군인들이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그들의 입장을 생각해주고 그들이 주저하거나 고민스러워하지 않도록 의사결정과 정책결정을 앞에서 조금 더 용기를 내주시고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 차관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자진 사퇴한 지난해 12월5일부터 이날까지 국방부를 관리해 왔다. 12·3 비상계엄 사태 직후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2차 계엄을 지시해도 따르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취임한 이두희 신임 차관은 “군이 국민의 신뢰를 받는 강군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 군이 본질적 사명에 충실하고, 군 본연의 임무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변화와 혁신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우리의 동맹과 우방국들도 자국의 안보와 경제를 최우선으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급변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우리 군은 한미동맹 기반의 억제 능력을 확고히 하면서 국익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실용적인 국방 협력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경북 경산 출신인 이 차관은 육군사관학교 46기로 34년 동안 군 복무 후 지난해 중장으로 전역했다. 군 복무 중 한미연합군사령부 화력처장, 28사단장, 국방부 정책기획관, 1군단장, 지상작전사령부 부사령관, 미사일전략사령관 등을 역임했다.
이 차관은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취임할 때까지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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