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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 전쟁과 디자인 외

입력 : 2025-06-28 06:00:00 수정 : 2025-06-26 19: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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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디자인(마쓰다 유키마사, 조지혜 옮김, 교유서가, 2만5000원)=전쟁과 선전, 이데올로기 속에서 디자인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를 여러 사례와 함께 소개한 책이다. 우리가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기호와 상징, 색채의 이면을 되짚어본다. 저자는 십자군 원정대의 십자 문양, 나치 독일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의 ‘Z’ 마크까지 디자인이 시대를 초월해 전쟁을 조장하고 선동해왔다고 설명한다. 나치 독일의 하켄크로이츠와 같은 디자인은 국민을 전쟁으로 이끄는 권위를 가진다. 하켄크로이츠는 나치의 검은 제복과 함께 공포를 시각화한 도구였고, 이데올로기적 상징에 불과한 디자인이 어떻게 대중을 선동하는지를 보여준 결정적인 사례다.
 

해적 계몽주의(데이비드 그레이버, 고병권·한디디 옮김, 천년의사상, 1만9500원)=미국 인류학자인 저자는 그간 은폐되고 무시됐던 계몽주의의 비서구적 기원들, 그중 해적들에 주목한다. 17세기 말과 18세기 초 수천 명의 해적이 마다가스카르 북동부 연안을 자신들의 거처로 삼았고, 여기서 최초의 계몽주의 실험이 이루어졌다는 것. 해적들은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하고, 약탈을 일삼지만 다른 면모도 있었다. 저자는 해적이 민주주의 발전에 한 축을 담당했다고 주장한다. 해적 선장들은 흔히 외부인들에게는 무시무시하고 권위적인 악당으로 비쳤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배 위에서 그들의 권력은 극히 제한돼 있었다. 선장은 다수결로 선출됐을 뿐 아니라 마찬가지 방식으로 언제든 해임될 수 있었다. 적들의 추격이나 전투 중에만 명령을 내릴 권한을 가졌고, 그 외에는 다른 사람들처럼 평등하게 회합에 참여했다.
 

앙리 루소가 쏘아올린 공(김지명, 비엠케이, 1만8000원)=19세기 말 마흔아홉의 나이에 세관원 일을 접고 전업 화가의 길에 들어선 앙리 루소의 이야기를 담았다. 정규 미술 교육을 받은 적도, 예술계 인맥도 없던 루소는 주위의 조롱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만의 예술을 추구하며 훗날 피카소와 고갱 등에 영감을 준 ‘아방가르드 미술’의 시초로 인정받는다. 저자는 루소의 삶을 단순히 전기적으로 서술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의 대표작 30점에 대한 해설을 곁들여 상세히 소개한다.
 

더 맛있는 캠핑요리(이미경, 상상출판, 2만원)=캠핑 인구 700만 시대다. 남녀노소 누구나 캠핑을 즐기는 중요한 이유는 공기 좋은 자연 속에서 만들어 먹는 맛있는 캠핑요리라 할 수 있다. 요리연구가이자 푸드 콘텐츠 전문가인 저자는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화려한 조리 도구가 없어도, 어려운 식재료를 사용하지 않아도, 캠핑의 낭만을 고스란히 담은 된 캠핑 레시피 150가지를 소개한다. 전반부에는 돼지등갈비구이, 닭꼬치 고추장구이, 갈릭 슈림프 꼬치구이 등 구이요리와 밥심으로 사는 한국을 위한 집밥풍 밥과 찌개를 소개한다.
 

가위바위보(표영민, 최은석 그림, 청개구리, 1만5000원)=아이들의 가위바위보 놀이를 유쾌한 게임으로 형상화한 그림책이다. 주인공은 가위바위보 놀이에서 최고의 승자가 되고 싶어하는 이기자 아저씨다. 그는 최고의 가위바위보 기술을 연마하기 위해 10년이나 산속에서 수련한다. 이후 그는 만나는 사람마다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다. 그러던 중 문득 ‘이긴다’는 것에 의문을 품고 마지막 대결자인 꼬마 토끼의 ‘지는 자가 이기는 것’이라는 제안에 가위바위보에 대한 생각을 달리한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가위바위보 놀이에만 해당하지 않고,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강박에 빠진 우리 현실에 대한 풍자를 보여준다.
 

뉴욕 양말 탐정단(샤넬 밀러, 심연희 번역, 보물창고, 1만6800원)=부모님이 운영하는 뉴욕의 세탁소에서 여름을 보내던 매그놀리아는 손님들이 잃어버린 양말을 붙여놓은 게시판을 바라보며 그 양말 주인들의 이야기를 상상한다. 매그놀리아는 캘리포니아에서 온 친구 아이리스와 함께 양말 주인을 찾는 모험을 떠나고, 두 친구는 도시 곳곳을 누비며 이웃의 다양한 삶을 마주한다. 2025 뉴베리상 명예상을 받은 미국 작가 샤넬 밀러의 아동도서다. 단순한 양말 찾기로 시작한 두 친구의 모험이 주변 이웃과의 우정과 연대로 이어지는 따뜻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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