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이 많이 나는 여름철 간식으로 즐기기 좋은 참외. 6~7월이 제철로, 수분함량(약 90%)이 높아 갈증 해소에 효과적이고 비타민C가 다량 함유되어 있다. 참외의 달콤한 맛은 스트레스 완화에도 도움을 줘 여름철 기분 전환에도 이만한 게 없다. 100g당 47㎉ 정도로 낮아 다이어트 중에 먹기에도 부담이 없다. 제철 맞은 참외의 다양한 활용법과 건강 효능을 알아봤다.

◆ 더운 여름 수분 보충, 면역력 강화 도움
농촌진흥청이 발간한 ‘달콤한 향기의 채소’ 자료에 따르면 참외와 멜론은 식물학적으로 같은 작물이다. 최초로 탄생한 곳으로 추정되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분화되면서 유럽으로 전해진 것은 ‘멜론’이 됐고, 동양으로 전파돼 정착된 것은 ‘참외’가 됐다. 참외가 영어로 ‘오리엔탈 멜론(oriental melon)’인 것도 이 때문이다. 이후 서양으로 전파된 멜론은 달콤한 맛을 특화시켜 나갔고, 동양으로 전파된 참외는 아삭한 식감을 더 중요시하며 개량돼 나갔다.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전파돼 통일신라 시대 때 재배가 일반화된 참외는 초기 오이보다 살짝 단 정도였다고 한다. 1960년대 이전까지는 개구리참외, 감참외, 열골참외 등 전국 각지에서 재래종이 재배되었으나, 1957년 일본에서 개량된 은천참외가 우리나라로 수입되면서 참외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노란 바탕에 흰색 줄을 가진 참외의 시작이 바로 ‘은천참외’였다. 은천참외는 토종 참외보다 달아 인기가 높았다. 이후 국내 종자회사들이 은천참외를 우리나라에 적합한 특성을 더한 ‘신은천’, ‘금싸라기’ 종자로 개량하면서 높은 당도를 가진 현재의 참외가 탄생했다.

참외는 우리나라 여름 대표 과일로 알려졌지만, 식물학적으로는 채소에 가깝다. 채소는 먹는 부위에 따라 뿌리를 먹는 근채, 잎을 먹는 엽채, 과실을 먹는 과채로 나뉘는데, 참외와 멜론은 과실 부위를 먹는 과채류 채소다.
참외의 건강 효능은 다양하다. 먼저 세포의 생산 및 유지에 필수적인 엽산 함량이 높다. 국립식량과학원에 따르면 참외 100g당 엽산 함량은 132.4㎍(마이크로그램)으로 과일-채소류 중 가장 풍부하다. 이는 오렌지보다 약 2.6배나 많은 양이다. 또 참외 속의 포도당, 과당은 몸에 빠르게 흡수되고, 비타민C가 많아 피로회복에 좋다.
참외는 칼륨이 많은 과채류로도 유명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자료에 따르면 참외 100g당 450㎎의 칼륨이 들어있는데 이는 멜론(137~374㎎)에 비해 많은 함량이다. 칼륨은 우리 몸에서 나트륨 배출을 돕고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당뇨병 예방에 효과적이다.
또 참외 껍질의 베타카로틴은 레티놀로 변해 시력보호에 효과가 있다. 또 껍질 아래에 많이 들어있는 쿠쿠르비타신 성분은 항암작용과 간 해독에 좋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때문에 참외는 과육과 껍질도 함께 먹어야 좋은 식품이다.
◆ 참외 씨 먹으면 배탈 난다? 속설의 진실은
참외 씨를 먹으면 배탈이 난다는 속설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이야기다. 참외 씨는 기름, 볶음 등으로 다양하게 이용되며 정상적인 참외 씨는 먹어도 문제가 없고 오히려 영양분 섭취에 효과적이다. 실제로 참외 씨에는 칼륨과 인 같은 미네랄과 섬유소가 풍부해 장운동을 촉진하고 변비 예방 효과가 탁월하다. 또 참외 씨에 들어있는 글로불린·스테아린산 등의 성분은 구강 염증을 완화해 입안을 청결하게 하고 입 냄새를 줄여주는 데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참외 씨를 먹고 배탈이 났다고 하는 것은 실제로 상한 참외를 먹었기 때문이지 씨를 먹었기 때문이 아니다. 참외 씨를 감싸고 있는 ‘태자’ 부분은 다른 부위보다 빨리 상한다. 참외를 갈랐을 때 태자 부분에서 시큼한 냄새가 난다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참외는 알이 조금 작고 타원형이면서 과육이 단단한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당도가 높은 참외일수록 달콤한 향이 난다. 하지만 지나치게 단 향이 나는 참외는 수확한 지 오래되었거나 수확 시기를 놓친 것일 수 있다. 시큼한 향이 느껴지면 변질했을 가능성이 높다.
참외를 물에 담그면 물 위로 뜨게 되는데, 물 밖으로 골이 3개 이상 뜨면 싱싱한 참외이다. 보통 참외는 골이 10여개이다. 손으로 두드렸을 때 둔탁한 소리가 나는 참외는 안에 물이 차 상했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아삭한 맛을 즐기는 식습관 때문에 싱싱한 참외를 선호한다. 보관 온도는 5도, 습도 90~95% 정도가 적당하다.
짧은 후숙을 하면 참외를 더 달게 즐길 수 있다. 참외를 신문지나 종이에 싸서 그늘진 시원한 곳에 놓아두면 맛과 향이 더 짙어진다. 후숙 후엔 반드시 냉장 보관해야 쉽게 변질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 한국산 참외, K푸드로 떠오르며 세계 시장서 ‘인기’
한국에서는 여름철 대표 과채류지만 우리나라를 제외하고는 재배하는 곳이 거의 없다. 우리나라 참외 80%가 경북 성주에서 생산된다. 이 지역은 일조량이 많아 당도가 높고 아삭한 식감의 참외가 생산된다.

과거 은천참외를 재배했던 일본에서도 현재 참외를 재배하지 않는다. 일본인들은 딱딱한 식감을 좋아하지 않아 참외를 계속 개량했다. 이 과정에서 흰 세로 줄무늬가 사라지고 멜론과 생김새가 비슷해졌다. 1960년 이후 멜론과 참외를 접목한 프린스멜론이 탄생했다. 프린스멜론이 대중화되면서 참외 수요가 줄면서 참외 생산이 중단됐다. 그렇다 보니 젊은 층은 참외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최근엔 세계 시장에서 한국산 참외가 인기를 끌며 K푸드의 새로운 대표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국산 참외는 일본·홍콩·대만·싱가포르 등 21개국에 280여t 수출됐다.
지난 3월엔 한국산 참외 약 500㎏이 처음으로 베트남 수출길에 올랐다. 2008년 시작한 베트남과의 수출 허용 검역 협상이 지난해 4월 타결된 영향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이번 국산 참외 수출을 계기로 여러 국가에 다양한 우리 농산물이 수출될 수 있도록 맞춤형 검역 협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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