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 “韓, 출마 관련 긍정적 답변”
‘총선백서 韓 책임론 명기’ 논란도
되레 당내 韓 등판 명분 작용 해석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국힘 원톱’ 한동훈(사진)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몸풀기에 나섰다. 한 전 위원장은 사퇴 후 한 달여 만에 처음으로 정부 정책에 대한 공개 비판으로 목소리를 냈고, 일부 측근에게는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위원장은 18일 밤 페이스북에 최근 정부가 KC(국가인증통합마크) 해외 직구(직접구매) 금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과도한 소비자의 선택권 침해를 이유로 들어 재고돼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한 전 위원장이 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지난달 11일 사퇴한 이후 정책 현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전 위원장은 “저도 가끔 해외직구를 한다”면서 “국내 소비자 보호를 위해 제품의 안전을 꼼꼼히 챙기는 것은 정부의 당연한 책무지만, 5월16일 발표처럼 할 경우 적용 범위와 방식이 모호하고 지나치게 넓어져 과도한 규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나경원 당선자, 유승민 전 의원 등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들의 비판 대열에 한 전 위원장이 합류한 셈이다.
이를 두고 ‘목격담 정치’, ‘식사 정치’로 물밑 행보를 이어온 한 전 위원장이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어느 정도 굳힌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한 전 위원장의 지지율이 지금처럼 유지가 되면 전당대회에 나올 것”이라며 “한 전 위원장이 최근 전당대회 출마에 대해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한동훈 비대위’에서 사무총장을 지낸 장동혁 원내 수석대변인 역시 16일 SBS 라디오에서 “정치인은 민심이 부르지 않으면 나아갈 수 없고, 민심이 부를 때 거부할 수 없는 게 정치 아니겠나”라며 한 전 위원장의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총선 참패 이후 홍준표 대구시장을 필두로 당내에서 ‘한동훈 때리기’가 계속되고 있지만, 그런데도 여권 내 대권·당권 주자 여론조사에서 한 전 위원장이 꾸준히 선두를 달리는 상황이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등판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총선백서’를 둘러싼 논란도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에 명분을 만들어주고 있단 해석이 나온다. 총선백서TF(태스크포스) 위원장을 맡은 조정훈 위원장의 당권 도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조 의원이 유력 당권 주자인 한 전 위원장을 견제하기 위해 ‘한동훈 책임론’을 부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18일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과 추경호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참석한 국민의힘 원외 조직위원장 간담회에서도 총선백서TF의 공정성 문제가 제기됐다. 원외 조직위원장 임시대표단으로 활동 중인 김종혁 조직부총장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일부에서는 총선백서TF가 너무 산으로 가고 있다. 특정인(한 전 위원장)을 겨냥하는 것들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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