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겁먹을 실효적 방안 강구해야
‘비질런트’ 기간 연장은 적절한 조치
북한이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쏜 데 이어 어제는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는 등 ‘광폭 도발’을 일삼고 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3일 오전 7시40분쯤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장거리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으며, 최고 고도 1920㎞, 비행거리 760㎞, 최고 속도 약 마하 15로 탐지됐다. 발사 후 1, 2 추진체가 각각 분리됐으나 탄두부가 비행 중 추력을 받지 못해 동해상으로 추락했다. 북한은 이날 평남 개천 일대에서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도 발사했다. ICBM 발사는 ‘레드라인’을 넘어선 것으로 유엔안보리결의 위반이다.

북한의 연이틀 도발은 남한을 인질로 삼고 오는 8일 중간선거를 앞둔 조 바이든 미 행정부를 흔들려는 의도다. 긴장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겠다는 고도의 계산된 포석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단만 남겨둔 7차 핵실험 전까지 연평도 포격 같은 기습도발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의 시험 발사를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탄도 미사일을 쏘는 것만이 도발이 아니다. 북한이 비밀리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포탄 등 무기를 지원한 사실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그제 “북한이 러시아에 엄청난 규모의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불량국가 행태를 언제나 멈출지 답답할 따름이다.
한·미 정보당국은 앞으로 열흘을 비상한 시기로 본다. 북한이 미 전략자산인 핵추진 잠수함이 부산에 입항해 있는데도 계속 도발하는 건 핵을 보유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뒷배가 돼줄 것이라는 확신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전술핵 배치 등 북핵 억제를 강화하는 실효적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오늘까지 진행되는 한미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의 기간을 연장한 것은 적절한 대응이다.
하지만 우리 군 주요 무기체계의 문제점이 잇따라 나타나 걱정스럽다. 어제 ‘2022년 유도탄 사격대회’에서 국산 중거리 유도무기 천궁 1발이 비행 중 폭발하고 패트리엇(PAC2) 요격미사일이 발사 직전 오류가 포착돼 발사가 진행되지 않는 일이 있었다. 이래서야 어떻게 우리 군을 믿을 수 있겠나. 그제 공습경보가 울렸던 울릉도에서 허점이 노출됐던 민방위훈련을 정상화하는 등 온 국민이 도발을 막겠다는 비상한 각오를 다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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