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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파월 쇼크’에 주식·외환시장 휘청, 고금리 장기화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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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8-29 23:33:23 수정 : 2022-08-29 23:3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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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 개입에도 환율 1350원 돌파
코스피·코스닥도 2% 이상 급락
‘빅스텝’ 등 비상대책 가동하길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초강경 발언에 국내 금융시장이 맥없이 무너졌다. 원·달러 환율은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에도 13년4개월 만에 달러당 1350원을 돌파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도 2% 이상 빠졌다. 파월 의장은 지난 주말 “또 한 번 이례적으로 큰 폭의 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며 다음 달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시사했다. 이 발언이 나온 지 사흘이 지났는데도 국내시장은 쑥대밭이 됐다. 외풍에 취약한 한국경제의 취약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현재 추세라면 미 기준금리가 올 연말 연 4%대로 오르지만 한국 금리는 3%에 그친다. 미국의 가파른 금리 인상은 강달러를 촉발해 원·달러 환율 상승, 수입물가 급등으로 이어지고 자본 유출 압력도 커진다. 고물가 속 경기침체를 뜻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자극할 소지도 다분하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얼마 전 “올해 하반기 성장률이 2%대 초반까지 떨어지면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경고했다.

미 고금리발 금융 충격을 완화하는 것이 급선무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어제 “시장에서 과도한 쏠림 현상이 나타날 경우에 대비해 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말에 그쳐서는 안 될 일이다. 금리와 마찬가지로 급격한 환율 변동을 막는 건 정부의 책무다. 가용한 수단을 모두 동원해 외환 수급 관리와 시장 안정에 만전을 기하고 환투기 세력을 강력히 단속해야 한다. 19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를 연착륙시키는 것도 시급하다. 도덕적 해이를 조장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채무 재조정과 신용회복프로그램을 서둘러 가동해야 할 것이다.

이제 고금리 장기화에 대비해야 할 때다. 파월 의장은 “가계와 기업에 고통이 따르더라도 물가가 잡힐 때까지 금리를 계속 올리겠다”고 했다. 금리 인상이 얼마나, 어느 수준에서 멈출지 가늠하기 힘들다. 한국은행은 국내외 경제여건에 맞춰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야 한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한·미 정책금리 폭이 지나치게 크게 벌어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필요하면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고 인상 시기도 당겨야 한다. 정부는 재정지출을 억제하고 과감한 규제완화로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기업도 부채 감축과 구조조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인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해 경제 주체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고통을 분담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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