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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준석 비토’ 尹心 드러난 문자, 부적절하고 경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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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7-27 23:02:15 수정 : 2022-07-27 23: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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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내부총질’ 운운하며 李 폄훼
내홍 재점화 초래, 소명·사과해야
權 대행 입지 흔들, 당 재편 필요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에게 ‘내부총질’ 운운한 문자 메시지가 언론에 공개되면서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윤 대통령과 문자를 주고받은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어제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허리 숙여 사과했다. 대통령실 최영범 홍보수석도 “사적인 대화 내용이 유출돼 일부 오해를 일으켰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이 대표는 “앞에서는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뒤에서는 정상배들에게서 개고기 받아와서 판다”고 ‘양두구육’을 언급하며 응수했다. 여권이 다시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드는 양상이다. 집권 세력이 집안싸움으로 시간을 허비하기에는 우리가 처한 경제·안보 상황이 너무 엄중하다는 점에서 적잖이 우려스럽다.

윤 대통령은 그제 오전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이 대표를 겨냥해 ‘내부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당이) 달라졌습니다’라는 문자를 보냈고, 권 대행은 곧바로 답신했다. 윤 대통령의 문자는 부적절하고 경솔했다. 이 대표 징계 국면에서 촉발된 내홍을 재점화하고 청년세대 불만을 확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관계가 순탄치 않았지만, 함께 선거를 치른 당 대표를 ‘내부총질’ 같은 거친 표현을 써가면서 폄훼하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 징계 당일 아침 “당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던 발언과도 배치된다. 이 대표 징계에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을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신중치 못한 처신에 대해 해명하고 사과해야 한다.

윤 대통령과의 사적인 문자 메시지를 노출한 셈이 된 권 대행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권 대행은 2014년에도 국정감사 현장에서 휴대전화로 여성의 비키니 입은 사진을 보다 카메라 기자에 포착돼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어제 사과한 권 대행은 앞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합의, 9급 공무원 발언과 관련해서도 사과했다. 최근 권 대행이 잇단 ‘헛발질’로 논란을 자초해 사과한 게 벌써 세 번째다.

권 대행이 집권여당을 이끌 자질과 리더십을 갖췄는지 의문이 든다. ‘권성동 대행 체제’로는 여권의 위기를 헤쳐나가기 어렵다는 여론이 비등해질 공산이 크다. 권 대행의 리더십이 크게 훼손된 만큼 적극적인 수습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비상대책위 구성이나 임시 전당대회를 통한 새로운 리더십으로 당을 재편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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