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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본 우경화 우려 낳는 자민당의 참의원 선거 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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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7-11 23:13:33 수정 : 2022-07-11 23: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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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의원 당선자 이름에 꽃 다는 기시다 일본 총리 (도쿄 AP=연합뉴스)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가 치러진 10일 여당 자민당 총재인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당선자 이름 옆에 붉은색 장미를 붙이고 있다. 이날 선거에서 자민당이 압승을 거두고 자민당·공명당·일본유신회·국민민주당 등 헌법 개정에 긍정적인 4개 정당이 3분의 2 이상 의석을 유지해 개헌 작업이 탄력을 받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2022.7.11 leekm@yna.co.kr/2022-07-11 08:26:13/ <저작권자 ⓒ 1980-202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그제 치러진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한 집권 자민당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개헌) 발의를 위해 3분의 2 결집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가능한 한 빨리 국민투표로 연결하겠다”고 했다. 선거 이틀 전 발생한 아베 신조 전 총리 피습 사망 사건으로 보수표가 결집하면서 자민당 등 개헌 추진 세력이 개헌 발의선인 전체 3분의 2가 넘는 의석을 유지한 데 따른 것이다.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은 이번 선거에 달린 의석(125석) 중 각각 63석, 13석을 확보했다. 개헌에 찬성하는 일본유신회와 국민민주당 의석까지 합치면 177석으로, 개헌안 발의 기준인 166석을 크게 웃돈다. 이번 선거 결과로 자민당 내 강경파 목소리가 커지면서 일본의 우경화가 가속화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헌법에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개헌을 조기에 실현한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이상(방위비)도 염두에 두고 5년 이내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한다’는 내용도 공약에 명기했다. 북한 등 주변국 미사일 기지를 직접 타격하는 적기지 공격 능력 보유도 약속했다. 이번 선거 승리로 기시다 총리에게는 앞으로 3년간 대형 선거가 없는 이른바 ‘황금의 3년’이 열렸다. 평화헌법을 바꿔 일본을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전환하고 방위비 증액과 적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추진할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당장 개헌으로 이어지긴 쉽지 않겠지만 이번 선거 결과는 일본과 한·중 등 주변국들의 갈등이 더욱 첨예해질 수 있음을 예고한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어제 전문가들을 인용해 “일본이 개헌에 성공하면 군사 대국화를 추구할 것”이라면서 일본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물론, 전 세계에도 매우 해로운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일본이 미국과의 관계만 바라보고 과거 군국주의로 피해를 본 이웃나라들의 비판을 외면한다면 국제사회에서 고립되는 역풍을 맞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참의원 선거 결과는 한·일 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윤석열정부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 국방력 강화를 비롯한 일본의 우경화는 침략 피해자인 한국으로서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일본이 독도 영유권 주장 등을 강화하면서 우경화 속도를 높일 가능성도 있다. 한·일 관계를 풀려는 노력은 필요하지만 일본 우경화에도 대비하는 신중하고도 정교한 외교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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