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설] ‘지각 회동’하는 文·尹, 더는 국민 실망시키지 말아야

관련이슈 사설

입력 : 2022-03-27 23:02:56 수정 : 2022-03-27 23:02:56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대선 19일 만인 오늘 청와대 만찬
북핵·고위직 인선 등 난제 수두룩
정파적 이익 접고 해법 모색할 때
총장임명날처럼… 文·尹, 오늘도 웃을까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7월 25일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준 뒤 환담을 하러 인왕실로 이동하고 있다. 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28일 청와대에서 회동한다. 지난 9일 대통령 선거가 끝난지 19일 만이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오늘 청와대에서 만찬 회동을 한다. 20대 대선이 끝난 지 19일 만이다. 통상 열흘 안에 이뤄졌던 역대 대통령과 당선인 회동에 비해 가장 늦은 것이다. 감사원이 감사위원 임명과 관련해 문재인정권에 ‘반기’를 든 것이 회동 성사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도 감안됐을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두 사람이 늦게나마 만나게 된 건 다행이다.

지난 대선의 0.73%포인트 차 승부는 여야가 통합과 협치에 나서라는 민심의 준엄한 요구였다. 하지만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문제로 불거진 신구 권력의 갈등은 한국은행 총재와 감사원 감사위원 임명 등 고위직 인선,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 폐지를 둘러싼 전방위 충돌로 번졌다. 급기야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까지 가세하는 볼썽사나운 사태로 이어졌다. 국민은 아랑곳하지 않는 오만한 태도였다.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은 말로는 통합을 외치면서 뒤에선 진영 싸움을 벌이는 ‘속좁은 정치’를 해 왔다. 양측은 어렵사리 성사된 이번 회동을 계기로 더는 국민을 실망시키는 퇴행적 행태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

양측은 이번 회동이 정해진 의제 없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나라 안팎의 상황이 그리 녹록지 않다. 가장 시급한 현안은 ‘ICBM 레드라인’을 넘은 북한에 대응하는 일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추가 도발까지 예고한 만큼 신구 권력은 마땅히 긴밀하게 협조해야 한다. 공석 상태인 두 명의 감사원 감사위원과 중앙선관위 선관위원 인사 문제,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도 상식과 순리로 풀어야 한다. 문 대통령은 감사원이 임기 말 감사위원 제청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점을 존중해야 할 것이다. 50조원 규모의 2차 추경안을 두고 정부와 윤 당선인 측이 서로 얼굴을 붉히는 일은 피해야 한다.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문제 또한 합리적으로 조율하기 바란다. 북한이 핵실험 카드까지 만지작거리는데 차기 대통령이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임기를 시작하는 건 부적절하다.

국내외적으로 중요한 현안들이 산적한데도 신구 권력이 사생결단식 힘겨루기를 이어간다면 국민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진영과 정파 이익을 추구할 게 아니라 국가적 현안에 공동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것이 대선에서 표출된 민심에 부응하는 것이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수지 '하트 여신'
  • 수지 '하트 여신'
  • 탕웨이 '순백의 여신'
  • 트리플에스 코토네 '예쁨 폭발'
  • 김나경 '비비와 다른 분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