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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비닐·페트병 분리배출로 양질의 재활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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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4-16 22:14:29 수정 : 2020-04-16 22: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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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폐비닐과 투명 폐페트병을 분리배출하는 시범사업을 이달부터 시행하고 있다. 공동주택은 이미 비닐은 분리배출하고 있어, 페트병만 투명과 유색을 분리배출하면 된다. 단독주택의 경우 현재 비닐을 분리배출하고 있지 않다보니 비닐과 투명·유색 페트병을 구분해 배출해야 하고, 여기에 배출날짜가 목요일과 금요일 등 자치구마다 각각 일주일에 한 번 정해져 있어 정해진 요일에 맞춰 배출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겼다.

이러한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비닐과 페트병을 분리배출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소각이나 매립되는 자원을 줄이고, 양질의 재활용을 통해 외국에서 수입해 오는 페트병을 국내 폐페트병으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재근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환경공학

현재 국민 1인당 하루에 평균 1.06kg의 쓰레기를 배출하고 있다. 배출되는 쓰레기를 살펴보면, 종량제봉투 대상 46%, 재활용 가능 자원 28%, 음식물류 폐기물 26%이다. 이 중 플라스틱 비닐류가 차지하는 비율이 20% 이상으로 대부분 포장 유래 폐기물이다. 플라스틱 재활용은 물질재활용과 에너지재활용으로 구분된다. 유가성이 높은 물질재활용을 위해서는 단일소재로 만들어져야 하고 단일소재만으로 분리선별되어야 한다. 문제는 제품을 제조하는 단계에서 다원화된 소재를 사용하고, 분리배출 단계에서도 이종의 혼합물이 혼재돼 재활용이 어렵게 되는 것이다.

특히 물질재활용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폐비닐, 공식적으로 필름류 플라스틱이다. 폐비닐류는 분리배출 대상으로 되어있으나 복합소재이거나 이물질 등으로 오염될 경우 물질재활용에 한계가 있고, 대부분 에너지원으로 재활용되거나 단순소각된다. 공동주택에서는 용기류와 폐비닐류를 별도 분리배출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나, 단독주택은 플라스틱류를 포함한 모든 재활용품을 혼합배출하면서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혼합배출된 재활용품 중 오염된 비닐이 다른 재활용품까지 오염시키거나, 폐비닐이 서로 엉켜 선별을 어렵게 해 단독주택 발생 재활용품 선별장에서는 약 50%의 잔재물이 발생한다. 대부분 소각이 불가피한 폐기물이 되는 셈이다. 이러한 잔재물을 줄이면서 깨끗한 용기포장 재활용품을 양질로 회수하기 위해서는 폐비닐류를 별도 요일을 정해 배출 및 수거하는 것이 필요하다.

플라스틱은 단일재질이면서 투명한 소재일 경우 재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 페트병은 연간 30만t이 생산돼 재활용률은 80%로 높은 편이나 타 플라스틱과의 혼합배출로 인해 고품질 재활용이 어려워 대부분 일본 등에서 수입한 페트 등을 사용하고 있다. 재활용되는 24만 t 중 약 2만9000t, 일본에서 연간 2만2000t 정도를 수입해 고부가가치의 재생섬유 등으로 재활용하고 있다. 국내 폐페트병 중 무색 투명한 페트병을 분리배출할 경우 재생되는 양을 확대(2018년 2만 9000t→2022년 10만 t 증가)해 일본에서 주로 수입되는 폐페트병을 충분히 대체하고, 장기적으로는 재생섬유를 활용한 의류 등 재활용 유망 산업을 육성하는 기반 구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정해진 요일에 비닐과 투명 페트병을 분리배출해야 하는 게 다소 번거로울 수 있다. 하지만 양질의 재활용을 통한 경제적 이익과 더욱 크게는 다가올 쓰레기대란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이는 또한 매립 제로화 정책에 기여하는 것인 만큼 어느 때보다 우리의 솔선수범이 필요하다.

 

배재근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환경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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