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코로나19 사태가 한국의 감염자·사망자 숫자를 추월할 기세로 확산하고 있다.
NHK 집계에 따르면 16일 오후 3시 일본의 감염자는 9622명(크루즈선 712명), 사망자는 194명(크루즈선 13명)에 달한다. 한국은 이날 0시 기준 감염자는 1만613명, 사망자는 사망 229명으로 집계됐다. 일본의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꺾이지 않으면 주말쯤 한국의 감염자·사망자 숫자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이날 0시 기준 감염자는 1만613명, 사망자는 229명으로 집계됐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특별조치법에 따라 현재 도쿄도 등 7개 광역지방자치단체에 발령 중인 긴급사태선언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NHK 등이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긴급사태 전국확대에 앞서 전문가들로 구성된 정부 자문위원회(기본적대처방침등자문위원회)에 자문을 구한다.
아베 총리는 앞서 지난 7일 도쿄도, 오사카부 등 7개 지역에 긴급사태선언을 발령했다. 이후 각 광역지방자치단체에서 긴급사태선언 대상 지역 확대 요구가 계속됐다. 일본 정부는 홋카이도, 교토부, 아이치현으로 대상 지역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다가 아예 전국확대로 방침을 정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누적 확진자 수 △감염자 수가 2배가 되는 배가시간 △감염 경로 불투명 비율을 검토해 추가 긴급사태 선언 여부를 검토해왔다.
일본 정부는 또 국민 불만이 고조하면서 긴급경제대책의 하나로 국민 1인당 현금 10만엔(약 113만6000원)을 지급하는 방안을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주일미군사령부는 도쿄와 지바·가나가와현 등 간토지방 6개 현에 발령했던 공중위생긴급사태를 전날(15일) 일본 내 전 기지로 확대해 발령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전역의 주일미군 기지 지휘관은 미군 시설에서 일하거나 생활하는 군인이나 가족, 군무원 등이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도록 필요한 예방대책을 시행해야 한다. 긴급사태 발령 기간은 내달 15일까지로 예정돼 있지만 케빈 슈나이더 주일 미군사령관 판단에 따라 연장될 수 있다.
한편,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아베 총리 부부가 번갈아 구설에 오르고 있다.

아베 총리가 애완견과 한가롭게 휴식하는 동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데 이어 이번에는 아내 아키에가 국민 자숙 분위기에서 지방여행을 다녀온 것이 드러나 구설에 휘말렸다.
주간지 주간문춘에 따르면 아키에는 일요일인 지난달 15일 단체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해 오이타현 우사신궁을 참배하는 여행을 다녀왔다. 모두 50여명이 함께한 이 투어의 주최 측 관계자는 “코로나 때문에 일정(약속)이 전부 없어져 어디론가 가고자 한다”면서 아키에 측에서 문의가 왔다고 밝혔다.
나들이 시점은 일본 전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해 아베 총리가 일본 국민에게 위기의식을 가져달라고 강조하던 때여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아베 총리는 아키에가 오이타 여행을 하기 전날인 3월 14일 코로나19 대책과 관련한 두 번째 기자회견을 열어 “여전히 경계를 풀 수 없다”며 외부 활동 자제를 강조했다.
아키에는 인기 모델, 아이돌 그룹 멤버 등과 벚꽃을 배경으로 찍은 단체 사진이 지난달 27일 주간지 뉴스포스트세븐 홈페이지에 올라오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일본 정부가 466억엔(약 5293억7600만원)을 들여 전국 5000만 가구에 2장씩 배포 중인 ‘아베 마스크’에 대해서도 “작아서 말할 때는 풀어져 사용하기 힘들다”, “귀가 쓸려서 아프다”는 등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전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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