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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10조’ 투자하는 WHO, ‘신종 코로나’ 늑장 대응 논란

, 우한 폐렴

입력 : 2020-01-31 15:39:35 수정 : 2020-01-31 20:4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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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지나 회의 소집·중국정부 대응 칭찬
세계보건기구(WHO) 관계자들이 30일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유럽본부에서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 등에 관련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제네바=AP·연합뉴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발병해 세계 각국으로 퍼지고 있는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두고 세계보건기구(WHO)가 30일(현지시간) 뒤늦게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이미 중남미를 제외한 세계 전역으로 우한 폐렴이 확산한 상황에서 늑장 대응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중국 정부가 WHO에 600억위안(한화 약 10조21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일이 늑장 대응의 한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의 WHO 본부에서 열린 ‘긴급위원회’의 회의 이후 언론 브리핑을 통해 PHEIC를 선포했다. WHO가 PHEIC를 선포한 건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A(H1N1), 2014년 소아마비와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2016년 지카 바이러스, 2019년 콩고민주공화국의 에볼라에 이어 이번이 6번째다. PHEIC가 선포되면 감염 확산 차단을 위한 국제공조가 강화되고, 발원지와 감염 확산 지역에 대한 체계적 조사도 이뤄진다. 또 WHO가 세계 각국에 투명한 정보 제공과 감염 환자 격리 등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다만 WHO는 “이번 PHEIC에 교역과 이동 제한 권고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지난 28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신화통신·연합뉴스

그러나 WHO의 이번 PHEIC가 다소 늦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WHO는 지난해 12월 우한 폐렴 첫 발병 보고 후 한 달이 흐른 뒤인 지난 22일에야 사무총장 자문기구인 긴급위원회를 처음 소집했으나 아직 PHEIC를 선포할 단계는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당시는 이미 태국과 한국, 일본 등 인접국가들에서 확진환자가 나온 뒤였다. 이후 아시아는 물론, 태평양 건너 미국·캐나다와 프랑스·독일·핀란드 등 유럽, 아프리카까지 확진자가 발생했다. 발병지인 중국 내 확진자와 사망자 수도 연일 무서운 속도로 늘었다. 특히 1월에 중국 최대의 명절인 춘제(春節)가 끼어 있어 우한 폐렴 확산이 우려되는데도 WHO는 별다른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나아가 WHO는 ‘발병 초기 중국 정부의 안일한 대처가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과 달리, 중국 정부의 대응을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지난 28일 중국을 방문해 “중국의 통제 능력을 믿는다”고 했고, 이튿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발병에 대해 상세한 내용을 알고 있어 감명받았다”며 “중국의 조처에 국제사회가 감사와 존경을 보내야 한다”고 했다.

 

세계 각국으로 퍼지고 있는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병지로 지목된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화난수산물도매시장이 지난 21일 폐쇄돼 있는 모습. 우한=AP·연합뉴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WHO의 이런 태도가 막대한 지원금을 앞세워 유엔 산하 국제기구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중국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2017년 600억위안을 WHO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통상 교역과 이동 제한이 수반되는 WHO의 PHEIC 선포가 달가울 리 없다. PHEIC에 교역·이동 제한 권고가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도 이를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PHEIC) 선포의 주된 이유는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 때문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일 때문”이라며 “중국에 대한 불신임 투표가 아니다”라는 사족을 달기도 했다. WHO는 늑장 대응 외에도 지난 23∼25일 홈페이지에 게시한 우한 폐렴 관련 보고서에서 글로벌 위험 수준을 ‘보통’으로 표기했다가 26일 갑자기 ‘높음’으로 바꾼 것이 확인돼 구설수에 올랐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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