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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강도 ‘실력행사’…김정은, 연이은 군사행보 왜?

입력 : 2019-04-18 18:41:07 수정 : 2019-04-18 21: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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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무기 아닌 전술무기 시험지도 / 하노이 이후 내부결속 다지기 의도 / 이례적으로 실제 방문 날짜 공개 / 정상국가 향한 전략 변화 분위기도 / 내주 북·러 정상회담 성공할 땐 북·미간 교착관계 장기화 우려
양어장 찾은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6일 평안북도에 위치한 신창양어장에서 현지지도를 하고 있는 장면. 조선중앙TV는 지난 17일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사실을 알리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18일 북한 매체들의 공개로 알려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틀 연속 국방 관련 현지지도의 배경엔 미국 등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자리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월 말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다잡은 내부결속 분위기 속에 미국과 주변국을 향해 ‘저강도 도발’을 한 것으로 읽힌다. 이와 함께 북한 매체들이 최근 위원장의 행보를 소개하면서 실제 방문 날짜를 공개하는 것은 정상 국가를 향한 전략 변화의 과정일 수도 있다.

북한 매체들은 18일 전날에 이어 김 위원장의 신형 전술유도무기의 사격 시험지도 소식을 전했다. 북한은 지난 11∼12일 최고인민회의 이후 2기 집권체제를 출범하면서 미국을 향해 연내 3차 북·미 정상회담 조건으로 자신들의 요구조건을 강하게 내세웠다. 이번 연속 국방 현지지도 행보도 미국을 향한 무력시위의 낮은 단계로 분석된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6일 공군 제1017군부대 전투비행사들의 비행훈련을 현지 지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17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TV가 공개한 것으로, 김 위원장이 군 간부로부터 거수경례를 받고 있다. 뒤편에는 이른바 ''방탄 경호단''으로 불리는 김 위원장의 근접 경호원이 서 있는 모습.

통상 무기는 파괴력에 따라 국가 주요 목표물에 공격할 수 있는 핵무기, 대륙 간 탄도미사일, 원자력 잠수함, 전략폭격기 등 전략무기와 국지적으로 사용하는 전술무기로 나뉜다. 김 위원장의 이번 북한 국방과학원 방문에서 전술무기를 시험지도한 것은 이 같은 비중을 고려해 낮은 수준의 무력시위 형태를 띤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이 무기 제원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11월 김 위원장이 시험지도한 신형 첨단전술무기 당시 제원을 고려하면 미국을 자극하지는 않으면서도 자신들의 실력 행사는 확실히 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지난해 첨단전술무기 시험지도 당시 공개된 무기의 제원을 보면 미사일은 아니지만 사거리 200㎞ 수준의 방사포 형태였다”며 “실제 섬에서 발사하는 모습을 공개했는데 약간의 방어적 성격의 무기로 소개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이 미국을 자극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신들의 군비태세를 과시하는 행보를 보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6일 공군 제1017군부대 전투비행사들의 비행훈련을 현지 지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17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TV가 공개한 것으로, 김 위원장이 부대원들과 웃으며 환담을 나누고 있는 모습. 김 위원장 뒤편으로 북한이 운영하는 수호이-25 전투기이며, 북한 경호팀의 도요타 랜드크루저 차량도 눈에 띈다.

김 위원장이 전날 공군부대(항공 및 반항공군) 방문에 이어 이번 국방과학원 시찰에서도 이례적으로 부대 방문 날짜를 공개했다. 과거 북한은 최고지도자의 현지지도 일정에서는 보안 문제와 수령 신비화 정책 차원에서 방문 날짜 등을 명시하지 않는 것이 관례였다. 홍 실장은 “과거 우리 정보기관에서는 실제 북한 지도자의 방문 날짜를 알아보기 위한 정보활동까지 벌일 정도로 보안사항이었다”며 “최고인민회의 이후 북한 헌법에 수정이나 변경이 있었던 것 같고, 이런 측면에서 정상국가의 국정운영을 내보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전날 공군부대 불시점검은 김 위원장의 집권 초기 군부를 장악하기 위해 불시 시찰을 했던 것처럼 2기 체제에 새로운 군부를 장악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에는 김평해·오수용 당 부위원장 등 당 간부 외에도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 리영길 군 총참모장, 노광철 인민무력상, 박정천 북한군 포병국장 등 군 지휘부가 총출동했다.

한편 내주로 예상되는 북·러 정상회담이 북한을 둘러싼 새로운 국제정세를 만들어 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외교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성과가 도출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우리 입장에서 러시아와 북한의 회담이 잘 풀리는 것은 좋은 신호는 아니다”고 말했다. 북·러 정상회담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중국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참석해 북한 측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식으로 전개가 된다면 북·중·러 간 결속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경우에 따라서는 교착관계가 장기화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조병욱·정선형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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