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박6일간 한국을 뒤흔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30일 방한 일정을 끝내고 미국 뉴욕으로 출국했다. 반 총장은 이날 출국에 앞서 대권 도전과 관련해 애써 수위를 조절하려는 인상을 주려 했다.
하지만 그의 모호한 어법은 여전히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었다.
반 총장은 경주화백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66차 유엔NGO(비정부기구) 콘퍼런스 개막식 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행보를 둘러싼 정치적 해석에 대해 “관훈클럽 비공개 간담회를 했는데 그런 내용이 좀 과대, 확대, 증폭된 면이 없잖아 있어 저도 좀 당혹스럽게 생각하는 면이 많다”고 말했다.
방한 기간 유엔 행사는 별로 없고 개인 반기문만 부각됐다는 질문엔 “방한 중 활동과 관련해 오해가 없으시기를 바란다”며 “정치적 행보와 전혀 무관하게 오로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국제적 행사에 참여하고 주관하기 위해 (한국에)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오른쪽)과 황교안 국무총리가 30일 오전 경북 경주시 경주화백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유엔 NGO 콘퍼런스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방한 기간 중 대선 출마를 시사해 대망론을 점화한 반 총장은 경주 일정을 끝으로 6일간의 한국 및 일본 체류 일정을 마치고 이날 저녁 출국했다. 경주=연합뉴스 |
반 총장은 이날 오전 9시54분쯤 NGO 콘퍼런스의 부대행사인 유스코커스(Youth Caucus) 참석 중 별도 방으로 이동해 약 3분간 황교안 국무총리, 김관용 경북지사, 조태열 외교부 제2차관과 만났다. 관계자는 “기념사진을 촬영했으며 특별한 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전 10시 유엔NGO 콘퍼런스 개막식 기조연설을 한 뒤 전시장 관람 후 낮 12시부터 약 25분간 기자회견을 했다.
떠나는 반기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30일 오후 5박6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친 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며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뒤는 반 총장 부인 유순택씨. 인천국제공항=사진공동취재단 |
반 총장은 기자회견 후 경주 교동 한정식집 요석궁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식당에 들어갈 때 “오늘 (반 총장의 대선 지지율이 1위로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보셨나요”라는 질문을 받고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손 인사만 했다.
반 총장은 오찬 후 신경주역에서 KTX146편 4호열차에 탑승해 신라 천년 고도를 출발한 뒤 약 3시간 20분 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오후 7시30분 대한항공 전세기편으로 미국으로 떠났다.
경주·인천국제공항=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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